각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 접전
이색 선거운동 개발 유권자 눈길끌기 안간힘
최후보-최경환 장관, `대선` 앙금 여전히 남아

◇1대1 양보없는 한판승부

경산시장 선거는 1대1 양보없는 정면승부로 백중세를 이루고 있어 경북지역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많은 관심을 끌고있다.

투표를 일주일여 남겨놓은 상황에서 지역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와 무소속 최병국 후보가 오차범위내에서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경북매일신문사가 조사한 여론조사결과에서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는 39.2%, 무소속 최병국 후보는 37.5%로 1.7%포인트차로 이우경 후보가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지역 언론사의 조사결과도 비슷하게 오차범위내의 접전양상인 것으로 보도돼 통계적으로는 어느 후보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경산시장 선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승부의 추가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후보등록일 이틀전에 공천이 확정돼 뒤늦게 시장선거에 뛰어 든 이우경 후보가 등록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현직 단체장인 무소속 최병국 후보에 많이 뒤져 있다가 불과 열흘 남짓만에 백중세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또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으나 중앙당 최고위의 재심요구로 공천장을 받지 못한 윤영조 전 시장이 통크게 이우경 후보를 적극 돕고 나섰고, 역시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했던 정재학 후보까지 이우경 후보측에 가세함으로써 기존 한나라당 조직표와 함께 이 후보의 지지세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게 이 후보측의 주장이다.

◇테마 이벤트 유세vs 777유세 작전 맞대결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와 무소속 최병국 후보의 선거유세는 필사적인 형국으로 접어들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선거구도가 백중세라는 것을 알고 있는 만큼 새벽 5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어지는 선거운동 시간이 너무도 짧게 느껴진다는 것.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의 하루는 새벽 5시 아침운동을 하러 나온 동호회원, 그리고 야유회에 나서는 시민들에 대한 인사부터 시작된다. 아침식사 후 오전에는 공공근로에 나서는 시민들과 주로 공공기관과 동사무소 등을 방문해 공무원들에게 지지를 당부한다. 점심식사 후에는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사하고, 오후 2시쯤 시민들이 붐비는 장터나 번화가에서 거리유세를 펼친다. 저녁에는 각종 계모임과 친목모임 방문, 그리고 술집과 상가 방문 등으로 이어진다. 늦은 밤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찾아 귀가하는 주민들에게 명함을 돌린다. 귀가는 밤 11시~12시쯤 사무실서 최종 회의를 하고 난 뒤에나 가능하다. 거의 19시간에 걸친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 후보는 “앞으로는 지금처럼 시민들에게 인사만 하는 단순한 선거운동을 넘어서 지역 언론에 어필되는 이색 이벤트성 선거운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선거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소속 최병국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777유세작전`을 펼치고 있다. 무소속 시장후보로서 기호가 7번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해 77분 선거운동을 하고, 7분을 쉰다는 것. 선거연설에 지친 청중을 모으기 위해 연예인 찬조연설도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미 지난 23일과 24일에도 `빨간구두 아가씨`란 노래로 유명한 가수 남일해씨가 찬조연설에 나섰고, 유명MC인 김제동씨의 스승인 방우정씨도 지난 23일 경산 동부동 시장에서 찬조연설을 했다.

◇경산 발전위한 대표공약은?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는 소통과 화합, 그리고 CEO출신 경제시장을 모토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대표공약으로 차세대 지능형 자동차 부품밸리를 조성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고, 외국 명문대학원 유치 및 영어교육특구 조성, 금호강 환경생태공원 및 문천지 수상레포츠 공원 조성, 대구 지하철 1·2호선 하양 연장, 3호선 경산연결 추진, 압량의 SEC통신부대 이전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이 후보는 지식경제부 장관으로 일하고 있는 최경환 의원과 힘을 합쳐 국비예산을 많이 확보해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공약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선거공보에도 `최경환 장관과 함께 경산발전 확 앞당기겠습니다`라는 각오도 실었다.

무소속 최병국 후보 역시 뒤질세라 출마선언문을 통해 “지난 4년 동안 역동적 경산 건설의 밑그림을 그려, 대구지하철 2호선 경산 연장, 대구-경산 시내버스 무료 환승제 실시, 경산 3공단 완공, 인재를 키우는 역동적 교육도시화, 남천 자연형 하천정화사업, 경산 생활체육공원 조성 등 순항을 시작했다”고 자평한 뒤 “다가오는 4년은 그 동안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경산시민운동장, 삽살개 테마공원, 경산 4공단, 삼성현 역사문화공원 조성 등을 추진함으로써 역동적 경산건설을 마무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최병국 후보와 최경환 장관의 불편한 관계, 왜 그럴까?

경산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이우경 후보와 무소속 최병국 후보의 싸움이 아니라 지역구 의원인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과 무소속 최병국 후보의 싸움이라는 게 지역 정가 관계자들의 얘기다. 한나라당 최경환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공천심사가 한창일 때 최병국 후보 공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는 공천을 줄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장관과 최 후보의 불편한 관계는 이처럼 공천과정에서 언론을 통해 잘 알려졌지만, 두 사람은 왜 이런 불편한 관계가 됐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나와 있다.

무소속 최 후보측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때 최병국 시장은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고,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에 그 때부터 사이가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 장관측에서는 “지난 대선 경선때 자신에게 공천을 준 지역구 의원과 반대행보를 한 것이 문제가 된 게 아니다”고 못박은 뒤 “최병국 후보가 시장에 당선된 직후 지역구를 다니며 앞으로 국회의원 출마에 뜻이 있다는 듯한 말을 하고 다닌데다 지난 총선때 최 의원 낙선운동을 남몰래 하고 다닌 것을 최 의원이 알게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최병국 후보측은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미 두 사람의 정치적 역정은 정반대로 치닫고 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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