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칸 현지 영화 `시` 기자회견

“90살까지 연기를 계속하지 않을까 싶네요”

배우 윤정희는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영화 `시`의 언론 시사가 끝난 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정희는 영화 `시`에서 여주인공 미자를 연기했다. 몸이 성치않은 강노인(김희라)을 간호하며 모은 돈으로 손자를 홀로 키우는 60대 중반의 여성 역이다.

윤정희는 `만무방` 이후 16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것과 관련,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했지만 그간 “한 번도 영화를 떠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영화는 내 인생”이라며 영화 출연을 그동안 하지 않은 건 “좋은 시나리오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좋은 영화로 이 자리에 온 점에 대해 이창동 감독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창동 감독과는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시나리오를 받아보니 극중 미자와 내가 너무 비슷했다”며 “영화 속 여주인공 이름이 미자인데 내 본명도 미자”라고 덧붙였다.

윤정희는 영화 속에서 몸이 성치않은 강노인을 간호하다가 어떤 이유 때문에 함께 정사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노출이 있다. 그는 나이를 먹어 노출연기를 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영화배우란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라며 “나이와 세월의 흐름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세월의 흐름에 맞게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창동 감독은 윤정희의 캐스팅과 관련, “여주인공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윤정희 선생을 떠올렸다”며 왠지 시나리오 주인공의 외면과 내면이 윤 선생과 닮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정희는 모든 질문에 불어로 답해 눈길을 끌었다.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도 이날 기자회견장을 방문해 회견 내용을 지켜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