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와 SBS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유재석 잡기 혈투를 벌이고 있다.

19일 MBC와 SBS에 따르면 양사는 유재석을 MC로 내세운 일요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다양한 기획안을 유재석에게 제시해놓고 그의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다.

양사는 가을 개편을 목표로 `유재석 모셔오기`에 매달린 상태. 유재석의 합류 여부에 따라 편성 시기나 프로그램 내용은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양사가 유재석에 매달리는 이유는 KBS 2TV `해피선데이`의 독주 속에서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SBS TV `일요일이 좋다`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MBC의 경우 최근 파업으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가 한동안 결방되기도 했지만 지난해 11월 개편 이후 내내 시청률 한자릿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또 `일요일이 좋다` 역시 지난 2월 한 코너인 `패밀리가 떴다 시즌2`가 첫선을 보였음에도 한자릿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다 지난 16일에야 10.6%로 두자릿대 시청률로 올라선 상황이다.

반면 이들과 같은 시간 방송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는 지난 3월7일 전체 시청률이 30%를 돌파하고, 코너 `1박2일`은 최근 9주 연속 시청률 30%를 넘어서는 등 수개월째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MBC와 SBS는 `해피선데이`를 이끄는 강호동에 대적할 유일한 `맞수`인 유재석에게 나란히 집중적인 구애를 펼치며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4년간 유재석과 강호동은 예능 MC계에서 특급 대우를 받으며 각 방송사 프로그램의 인기를 좌지우지했다. 두 사람의 회당 출연료는 900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재석은 2008년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SBS `일요일이 좋다`에서 `패밀리가 떴다`의 시즌 1을 진행하면서 한때 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30%에 근접시켰다.

그러나 지난 2월 이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로는 MBC TV 토요일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월요일 밤 프로그램 `놀러와`, 목요일 밤 KBS 2TV `해피투게더`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사들의 구애에 대해 유재석 측은 하반기 일요일 프로그램 중 하나를 고를 계획은 있다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재석의 소속사 관계자는 “그간 몇 개월 휴식을 취한 만큼 가을께 일요일 프로그램 중 하나를 하긴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유재석 씨가 워낙 신중한 만큼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히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SBS 예능국 관계자는 “유재석의 선택에 따라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일요일 프로그램으로 복귀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