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8번의 기표를 해야 하는 6·2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는 물론, 각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후보들은 갖가지 공약을 내걸고 유권자들을 만날 막바지 준비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한나라당 경북도당에서 폭력 사건이 일어났을 만큼의 치열한 `공천전쟁`이후,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소위`힘 빠지고, 맥 빠지는`선거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푸념도 들린다.

더욱이 한나라당은 정병국 사무총장의 주도로 개인이나 단체가 대중에 대해 확고한 정치적 의도와 견해를 밝히는 `메니페스토`를 실시했지만, 많은 후보들이 그 뜻을 몰라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한 단체장 후보의 측근은 “이번 지방선거가 해방 후 치러지는 선거 중 최대의 선거로 꼽힐 만 하지만, 유권자의 반응은 냉담하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거 캠프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제5회 지방선거 1차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후보 선택 시 고려사항은 인물과 능력이 33.3%로 가장 높았으며, 정책과 공약이 29.3%, 소속정당이 14.6%, 주위평가가 7.1% 순으로 나타났으며 정책과 공약에 대한 고려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의 13.9%와 2006년 지방선거의 23.7%에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취업예정자들이 구직활동 시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스팩(경력)`과 `계획서(공약)`가 이번 선거의 당락을 가르는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각 후보들은 정책간담회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표심잡기를 위한 강행군에 여념이 없다.

우선, 한나라당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17일 오전 선거사무소에서 정책공약 발표를 위한 기자회견을 가지고 영남권 신국제공항 밀양 유치, 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적인 조성 등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실제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진보신당 조명래 후보 역시 이날 오후, 국가인권위 대구사무소에서 장애인 정책단체와 간담회를 가졌으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조례 제정과 복지 서비스 및 녹색 일자리 확대 등을 발표했고, 민주당 이승천 후보도 주민들과의 간담을 통해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과 청년실업 해소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런가 하면, 지난 17일 엄태항 봉화군수 후보, 정재수 고령군수 후보, 이재만 대구 동구청장 후보 등 대구와 경북의 각 기초단체장 후보들 역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겸한 공약발표회를 가지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식상한 공약과 철 지난 공약` 등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르고 있다.

실제로 김범일 대구시장 후보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성공적인 조성은 이미 대부분의 사업이 지정돼 있고, 정부의 세부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지가 않다는 지적이 있으며, 이승천 후보의 청년실업 해소도 선거 때마다 나오는 선심성 공약임은 물론, 조명래 후보의 재래시장 공동 개발 등도 “철지난 공약이 아니냐”는지적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간혹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나 스스로도 낯 뜨거울 때가 많다”며 “오랜 준비기간을 통해 숙성된 정책을 들고 나오는 후보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