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교보생명 주식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보생명 지분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포스코는 향후 대우인터내셔널이 갖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력업종인 철강 산업과 관련성이 적은 업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포스코의 경영 원칙에 따른 것이다.

 지분 가치는 8천억∼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포스코는 캠코가 인수자를 주선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험업계 안팎에서는 포스코가 내놓은 지분을 인수할 곳이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일단 신창재 회장 측이 사들이는 시나리오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미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는데다, 자금도 넉넉치 않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으로서도 굳이 막대한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다른 곳에서도 경영권이 따라오지도 않는 지분을 1조원에 달하는 현금을 주고 살 이유는 없다. 교보생명이 상장할 경우 상장 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겠지만 교보생명은 당장 계획을 세워놓은 것도 아니다.

 일각에서는 캠코와 수출입은행이 함께 지분을 내놓을 경우 경영권에 영향이 올 수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캠코(9.93%)와 수출입은행(5.85%) 지분을 합치더라도 경영권이 확실하게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세 곳의 지분을 묶어봐야 경영권을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신창재 회장의 지분이 33.62%이고 특수관계인 몫까지 합하면 40%에 달하는데다가, 나머지 해외 투자자들도 사실상 우호지분이라는 것이다.

 한 M&A(인수합병) 전문가는 “공기업인 캠코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민간 기업의 경영권을 흔드는 일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캠코는 당초 대우인터내셔널을 매각하기 전에 교보생명 지분을 떼어 내 캠코와 수출입은행 지분까지 묶어 파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절차가 복잡하고 세금 처리 등의 문제가 있어서 대우인터내셔널만 매각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