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께서 지역에 오시는 일정이 있다면, 두 손을 빌어서라도 모셔와야지요”

경북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한 국회의원의 이야기처럼 오는 6.2 지방선거에서도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박근혜 전 대표를 활용하는 `친박 마케팅`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18대 총선과 지난해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친박계 후보가 당선된 경주에서는 친박연합과 미래연합 등 친박성향의 후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는 실정이며, 대구와 경북 전역에서 박 전 대표의 후광을 업으려는 후보자들의 몸부림이 드센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대구의 한 기초단체장 후보는 자신의 선거사무실 전면을 박 전 대표와의 사진으로 도배하기도 했으며, 지난 10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남유진 구미시장 역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았다.

김경술 경주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7일 박 전 대표가 지역구인 달성군을 방문한 시기를 맞춰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열기도 했다.

이처럼 대구와 경북의 예비후보들이 `박근혜`를 외치는 이유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와 친박 정서가 강한 지역 특성에 기대어 득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미래연합 및 친박연합, 무소속 후보들의 `박근혜 마케팅`이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중앙과 지역정가는 낙관적이지가 않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친박연합 명칭에 대해, “그 당은 나와 관계없는 당”이라며 “친박연합이라는 명칭을 쓰는 것에 대해 문제 삼으려고 한다. 법률적으로도 검토하려고 한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정설이다.

박사모에서 활동하는 `덕보체육관`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한 누리꾼은 “경북 영주인데, 이곳이 친박연합 근거지라고 들었다”며 “그런데 지금 친박연합에 관련한 사람들 중에 박사모 회원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친박연합이나 미래연합으로 발길을 옮기려는 후보들의 고민이 큰 것도 사실이다.

지역의 한 예비후보는 “무소속이 나을지, 정당에 가입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 중”이라면서 “기자의 생각은 어떠냐”고 되묻기까지 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무소속보다는 박근혜 전 대표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는 정당이 낫다”는 게 후보자들의 생각이다.

친박연합에 입당한 한 후보 측은 “친박연합이 공식적으로는 박 전 대표를 표방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선거를 하려면 박근혜를 팔지 않고는 안되는 것 아니냐”며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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