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고교평준화 3년차를 맞아 올해 포항지역 고교평준화 1세대들의 대입시를 앞두고 평준화 성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찬반이 격렬하게 대립한 가운데 출발한 고교평준화의 성과가 한 단면으로 평가될 수 없으나 우리의 교육여건상 학교별 대입 성적이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평준화 1세대들의 성적분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포항지역 고교에 따르면 현 고3년생들의 공식적인 성적분포는 6월 전국 고교 모의고사 성적이 나와야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학교별로 시행된 모의고사 성적분석 자료 등에 의한 결과, 상위 우수학생들의 특정고 솔림 및 학교별 성적 편차 해소, 외지학생 유입 감소 및 우수학생 외지 유출 증가 등의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3 성적이 학교별로 큰 편차를 보여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포항 고교 평준화로 현재 가장 주목받은 곳은 경북도내 유일한 자율고인 제철고다.

평준화 이후 포항시내 상위권 우수학생이 집중된 제철고는 전체 모집정원의 40%(182명)를 경북도내 중학교 내신 상위학생들로 우선 모집함에 따라 포항지역 중학교 상위 3%이내 수재들이 대거 입학했던 것. 서울 유명 사립학원에서조차 관심을 갖고 학력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철고는 2010학년도 대입시에서 19명을 서울대에 입학시켰으나 올해 입시에서는 최소 30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지역 12개 평준화 고교는 대체적으로 학력 평준화가 이뤄지며 평준화 이전에 형성됐던 학력에 관한한 명문고 서열이 무너져 비상이 걸렸다.

특히 2010년 대입시에서 1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냈고 최근 10년간 101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 전국 서울대 입학 상위고교 53위에 기록되는 등 전국적인 명문고 입지를 구축했던 포항고와 포항여고 경우 학력 하락 현상이 두드러져 속앓이가 심하다.

포항고가 자체분석한 모의고사 성적자료에 따르면 성적 상위 1등급 비율이 평준화 이전 30~35% 수준에서 평준화 이후 10%대 이하로 급격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10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던 포항고와 포항여고는 올해 1~2명의 서울대 합격생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평균 4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하며 신흥 명문고 반열에 올라선 영신고도 아직은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대책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반해 포항지역 고교 가운데 평균 학력수준 하위권을 맴돌았던 중앙여고와 중앙고는 평균 학력이 급성장했다. 두 학교의 모의고사 성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능 영역별 평균성적이 포항시내 고교들 가운데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지고도 평준화 전에 비해 성적이 큰 폭 향상돼 기대에 부풀어 있다. 이외의 세명고와 유성여고, 두호고 등 또한 평준화 전에 비해 성적이 올랐다는 것이 자체 학교 및 교육계의 일반적 평가다.

평준화 이후 외지학생 유입 감소와 타지 유출학생이 늘어나 포항지역 전체 학생들의 평균학력 하락 현상도 우려된다.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영덕과 울진, 경주 등 외지에서 유입된 학생이 최고 650여명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340여명대로 줄어들었다. 평준화 이전에 외지 성적 우수학생들이 교육여건이 좋은 포항으로 대거 유입됐었으나 평준화 이후에 나타난 한 현상으로, 이는 포항지역 전체 고교생들 성적 하락의 한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성적 우수학생들은 경주고와 영양고, 김천고, 점촌고, 풍산고 등 타지 명문고로 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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