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양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안의 특색있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나의 목소리는 처음 `엄마`라는 말을 할 때부터 아주 탁한 허스키한 목소리였다.

유치원을 다니고 학교에 입학하면서 체구가 작은 나는 친구들의 만만한 상대였고 허스키한 내 목소리는 친구들의 놀림감이었다.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속이 상해 엄마에게 따지듯 왜 내 목소리는 이렇게 허스키 하냐며 나만 그렇다고 울상이 되곤 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께서 편찮으셔서 병원에 문병을 갔다가 나오는 길에 엄마가 내 손을 끌고 길가 노점상 리어카로 갔다. 그곳엔 오뎅과 호떡을 팔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그곳에서 오뎅을 먹고 있었는데 어떤 아줌마와 아저씨가 “이거 얼마예요? 아줌마! 이거 얼마예요? 왜 대답을 안하고 그래… ….”하며 퉁명스럽게 말했지만 그 노점상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호떡을 굽고 오뎅 꼬지를 끼우고만 있었다.

나는 이상하다는 듯 엄마를 물끄러미 쳐다보다 엄마는 돌아서 가려는 손님에게 웃으며

“여기 처음 오셨나 봐요! 여기 오래되고 유명한 집인데 맛있어요. 사가세요. 아주머니 아저씨가 귀가 안들리는 분이시거든요.”라고 말해주었고 그 손님들은 그제서야 약간 머쓱거리며 “아…. 그래요. 처음와서 몰랐어요”라고 하였다.

거기서 돌아서 나오며 나는 “엄마 그럼 귀가 안들리면 말도 못하는 거예요?”라며 이런저런 질문을 계속하자 나를 웃으며 물끄러미 쳐다보시던 엄마는 “근혜야, 들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말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지 알겠지. 니가 가진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라고 자부심을 가져봐. 네가 너를 소중히 여기고 당당해져야 남들도 너를 존중해 주는 거야”

그날 밤늦게까지 나는 많은 생각들로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노점상의 부부는 말을 할 수도 들을 수도 없었지만 연신 싱글벙글 웃으며 즐겁게 일하던 모습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일 이후 나에게 놀리는 친구들 앞에서 부끄러워 하지 않고 당당하게 “내 목소리가 왜? 난 내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거 같은데”라고 했고 그 뒤로는 내 목소리는 더이상 친구들 사이에 놀림감이 되지 않았다. 지금 나는 우리학교 방송반 아나운서를 맡고 있다. 내 목소리가 꾀꼬리 같지도, 예쁘지도 않지만 나는 앞으로도 내 목소리에 자부심을 가지고 방송을 할 것이고 내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기쁨과 꿈과 희망을 전할 것이다.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를 전할 수 있게 목소리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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