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물은 치료효과에 따라 항우울제·항정신병약물항불안제·기분조절수면제 등으로 다양하게 분류되며 적절한 적응증과 치료지침에 따라 처방되고 있다.

정신과 약물은 적어도 3~4주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우리의 뇌에 작용효과를 나타내고 아울러 적절한 치료 효과를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증상의 완벽한 치료를 위해서는 수개월의 약물복용과 아울러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성급한 마음에 치료 도중에 자주 병원을 옮기거나 중단한 후,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다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정신과질환에서는 시기적으로 이른 시기에 약물중단을 해서 생기는 증상의 재발을 약물의 금단증상으로 혼동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마치 감기가 걸려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서 몇 일 복용하다가 불편한 증세가 사라지면 바로 약물을 중단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오인하고 1~2개월 정도 약물 복용 후 보이는 증상이 호전되는 것을 완치한 것으로 오인하고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신과 질환 대부분은 신종플루나 폐렴처럼 바이러스나 균에 의한 즉각적인 반응으로 해서 생기는 증세가 아니라 여러 가지 원인들이 두뇌의 뇌세포에 오랜기간 영향을 미쳐서 생기는 정서문제, 행동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적절한 치료기간이 필요하며 이는 정기적인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유지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에서는 무엇보다도 의사·환자간의 신뢰가 치료경과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민영보험 가입 문제입니다. 실제로 보험 기록에 남기지 않기 위해 정신과 치료에서 보험 혜택을 거부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에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는 보험 가입 심사 과정에서 보험회사에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도록 각 민영보험사들과 홍보를 비롯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생명의 경우 정신질환자들 중 약 90%는 보험에 가입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하며 다만 현장에서 보험설계사들이 잘 모르고 가입자들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중 하나는 부산여중생 살해 사건과 같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용의자를 모두 정신질환로 보는 시각입니다. 이런 편견 때문에 오히려 정신질환과 상관없는 김길태는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 면책받으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경찰청의 보고에 따르면 실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범죄수와 범죄율는 사실 일반인의 경우에 비해 높지 않다는 보고냈습니다. 연쇄살인, 강간과 같은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모두 정신질환자로 보는 시각 때문에 불면, 우울과 같은 문제로 정신과 진료를 받더라도 남들이 자신을 그런 부류로 취급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하게 됩니다. 비록 최근 토크쇼에서 자신의 조울병, 공황장애 등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다고 떳떳이 밝히는 연예인도 생겨나고 더 나아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해소를 위해 콘서트에 참가하는 적극적인 연예인도 있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도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신질환이 남보다 열등하거나 나약한 사람에게서만 생기는 병이 아니라 회사의 CEO처럼 남보다 능력이 출중하고 연예인처럼 많은 능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그 지위와 직책에 따라 스트레스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식을 하고 미국과 같은 서구사회처럼 유명 스포츠인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정신과 상담을 받고, 다른 친구에게 자신의 정신과 의사를 소개해주는 성숙한 사회가 된다면 대한민국이 자살 1위라는 오명을 벗지 않을까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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