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철학자 A.C. 그레일링 런던대 버크벡 칼리지 교수가 펴낸`새 인문학 사전`(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은 2~30대에서 중장년층까지, CEO에서 노숙자까지, 다양한 계층과 세대들이 삶의 근간을 다시 세우기 위해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의 길잡이가 돼줄 교양 안내서다.

요즘 시대가 필요로 하는 교양을 제대로 섭렵하기 위해 요구되는 필수 개념들을 쉽고 정확하고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류지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수세기 동안 살아남은 개념들을 1차로 선별, 그 가운데 새로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철학과 정치, 사회, 문화, 과학 전반의 개념 77가지를 엄선해 수록했다. 용어 해설은 물론, 탄생 배경과 역사적 변천사, 철학적 해석은 물론, 현실 세계에서 활용되고 해석되는 방식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지금껏 인류의 생각을 주도해온 핵심 개념어들의 흐름과 가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동물들에게도 변호사가 필요하다고?(동물의 권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정말 고기를 끊어야 할까?(채식주의), 구글이 중국 대륙을 떠난 진짜 이유는?(전체주의), 2010년 유엔이 가장 주목한 개념?(생물다양성), 자살여행, 막을 권리가 있을까?(안락사), 가장 건강하게 늙을 수 있는 삶의 방식은?(이타주의), 150년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왜 프로이트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할까?(정신분석) 등.

복잡한 세상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다양한 가치들이 혼재된 시대, 획일화된 정답을 찾을 수 없는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교양인으로서 우리가 갖춰야 할 자기만의 대답을 마련하기 위한 발판이 돼 줄 것이다.

전 세계 이주민 2억 명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갖춰야 할 태도를 다룬 `다문화주의`와 `조정이론`, `관용`, `정체성` 등을 비롯, 생명을 둘러싼 과학기술의 놀라운 발전으로 인간의 손에 쥐어진 삶과 죽음의 선택지를 활용하는 법에 관한 파격적인 관점을 담은 `복제`와 `안락사`, `생명윤리학`은 반드시 주목해야 할 항목이다. 이 밖에 철학과 과학의 통섭을 갈망하는 교양인들이라면 알아야 할 `실험철학`과 `사회생물학`, `진화`, `종교` 등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십대 시절 소크라테스를 만나면서 철학자가 되기로 결심했고, 이십 대에 러셀을 만나면서 행동파 지성인으로 거듭난 그레일링. 그는 옥스퍼드가 배출한 현존하는 최고의 철학자이자 실천하는 지성이다. 인문학이 상아탑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며, 현실에서 소용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그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때로는 편향적이라 할 만큼 약자의 문화와 세계를 변호하고 자유를 옹호해왔다.

이 책은 행동파 철학자 그레일링이 수십 년간 현실 세계를 폭넓게 종횡무진하며 이해하고 해석한 인문학 개념들의 총합이자 지적 편력의 소산이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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