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수질개선·생태하천 복원위한 노력”

지난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경북 선산출신의 심명필(60)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장은 대구교대부속초등학교, 경북중학교와 경북고를 나왔다. 출생지는 경북 선산이지만 대구가 고향이란 말이다. 그는 서울대 공대 토톡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1년 미국유학을 시작해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수자원공학으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인하대 교수와 공과대학장, 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장관급인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치적인 배경없이 수자원 공학 전문가로서 MB정부의 대표공약인 4대강 사업을 총괄하는 본부장을 맡게 된 그는 “4대강 사업은 불학실한 미래에 적극 대비하는 사업”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심 본부장을 만나 어린시절의 추억과 학창시절, 그리고 학자로서, 공직자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어린 시절 고향에 대한 추억이 있다면.

▲태어난 곳은 선산이지만 대구에서 자랐습니다. 그래도 방학때면 선산에 있는 시골 큰집에 가서 맑은 물이 흐르는 실개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추억을 갖고 있습니다. 대구에서도 경산과 경계지점인 고산골에만 올라가도 물이 졸졸 흐르고, 방둑에서 메뚜기를 잡던 추억들이 아련합니다. 이제는 모두 마음속 추억으로만 남았습니다.

-학창시절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학창시절에도 고산골에 소풍을 가곤 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고산골이 완전 도시화돼 버렸죠.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의 모습을 보면 옛날이 좋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이 많이 살다 보면 옛모습을 기대하긴 힘들게 마련이죠. 신천도 인공적으로 물이 흐르도록 하고 있는데, 제일 좋은 것은 자연적으로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공으로 물이 흐르도록 하는 것은 차선책이지만, 원래대로 두면 물이 흐르지 않으니까 차선책으로 물이 흘러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맡게된 건 언제부터입니까.

▲지난 2009년 4월20일 4대강 살리기 본부장으로 왔으니, 이제 내일이면 만 1년을 보낸 셈입니다.

수자원 공학을 전공한 학자로서 이런 국책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대운하가 쟁점이 된 지난 대통령선거때도 수자원학회 회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쪽이 옳다거나 그르다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2~3천명에 이르는 회원들에게 연구만 시켰는데, 언젠가 쟁점이 될때를 대비해서 문제점을 파악해 두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선거후 대운하에 관해서는 심포지엄을 열어 중립적으로 장단점을 함께 지적을 한 바 있고, 당시 언론에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대학교수가 아닌 공직자로서 가장 보람이 있다고 생각된 일은?

▲대학에 있을 때는 정부에 자문을 많이 했습니다. 환경부나 총리실, 대통령 자문위원회 등에 대해 자문하는 것은 바로 국가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니까 학자로서 매우 보람되게 생각해 왔습니다. 지금은 공직자로서 책임을 맡게 돼 직접 시행하니까 더욱 보람이 있고, 책임감도 크게 느낍니다.

-4대강 살리기사업을 간단히 설명하신다면.

▲강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모습을 바꾸어 나가고자 하는 대역사로서, 수질악화 문제를 해소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을 조성하기 위한 `환경사업`입니다. 강을 되살리기 위해 16개의 보(16개), 96개의 농업용 저수지의 높이를 높이거나 준설해 13억톤의 물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갈수기에도 풍부한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수질개선과 수생태계 건강성 증진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어떤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까?

▲ 홍수·가뭄·수질 등의 물 문제가 근원적으로 해결돼 국토가 홍수로부터 안전하게 되고, 4대강은 사시사철 깨끗한 물이 넉넉하게 흐르는 강으로 재탄생될 것으로 봅니다. 새롭게 단장된 강과 주변 둔치의 생태공원에서 주민들이 다양한 생태·수변문화를 즐기고, 강변에 조성된 자전거길 등을 통해 레저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세계속의 `물관리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으며, 얼마나 진척됐습니까?

▲지난해 10월에 턴키공사 착공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42개 공사가 착수됐으며, 잔여 50개 사업은 대부분 지난 3월까지 착공했고, 일부 설계가 늦은 공구도 5월까지는 착공할 계획입니다. 주요 사업은 2011년 완공하고 댐 건설, 저수지 증고, 수질개선 등의 사업은 2012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보의 경우 가물막이와 기초 터파기, 보 기초 공정을 진행 중이며, 준설공사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 12일 현재 전체 공정은 9.9%, 다기능 보는 19%로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에 대해 학자들의 주장이 대립돼 무엇이 진실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진실은 무엇입니까.

▲홍수에 대비하자고 하면 홍수를 막는 방법이 무엇이겠습니까. 대안은 여러가지지만가장 쉬운 것이 바닥을 파는 것입니다. 바닥을 파서 공학적으로 수위가 1-4미터 내려가면 제방이 안전해지는 겁니다. 골재는 이용도 하고, 사토로 버리면 됩니다. 홍수가 해결돼도 물 모으는 것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물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보를 쌓으면 됩니다. 보를 왜 많이 만드냐고 하는데, 보를 적게 만들려면 보를 높이 올려야 합니다. 보를 높이 올리면 대운하하고 비슷해 집니다. 30km 물길에 보가 10여개 정도가 되는 데, 수중보는 겉으로 봐서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릅니다. 그렇게 되면 더러운 물이 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환경문제는) 철두철미하게 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걸 계기로 해서 정부, 일반 시민도 물을 잘 관리하자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대강을 잘 만든 뒤에는 국민적 캠페인도 필요할 것입니다. 환경지킴이도 있어야 겠죠.

-4대강 사업이 대운하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이미 수차례 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지난해 6월29일 라디오 연설에 이어 11월26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도 재차 확인했습니다. 사업내용도 대운하와는 판이합니다.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구상이 빠졌고, 갑문과 터미널 설치 계획도 없고, 화물선 운항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경우, 보의 설치도 8개소에 달해 운하로서의 경제성 확보도 불가능합니다.

-환경ㆍ생태계 파괴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데, 대책은 무엇입니까.

▲정부에서는 지난해 8월 4대강 살리기사업 환경분야 세부추진계획을 마련해 2012년까지 생태하천 복원(929㎞), 생태습지(39곳) 조성, 어도(33곳) 설치를 하고, 보호대상 어류 복원·증식(5종→12종), 수생태계 건강성 조사(1천100곳)를 진행하며, 4대강 수질개선을 위해 환경기초시설 확충(700곳, 3조4천억원), 총인처리시설 설치(250곳, 5천억원), 농경지 경작(1.6억㎡) 차단 등을 실시합니다.

-환경단체는 물론 천주교 등 종교계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신지?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수질을 개선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하천을 조성하기 위한 환경 사업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리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정책에 관한 사회적 갈등은 많은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므로 앞으로 종교계와 많은 소통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진정한 생태·환경·생명 살리기가 되도록 협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 4대강 살리기사업에 대한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홍보조직을 보강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고, 조만간 보강할 예정입니다. 부본부장급(1급실장)의 홍보책임자를 신설하고, 현재 1개팀인 홍보팀을 2~3개팀으로 늘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홍보조직이 빈약하고, 예산도 적었다는 지적에 따라 인원이나 예산도 상당폭 늘릴 생각입니다.

-본부장으로서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단체들에게 설명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4대강 사업은 기본적으로 홍수, 가뭄, 그리고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입니다. 외국에는 아름다운 그림같은 하천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하천이 워낙 방치돼 있어서 그런 하천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름다운 하천이 만들어져 휴식도 하고, 운동도, 산책도, 그리고 거기서 바베큐도 먹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면 보람이 있습니다. 그런 하천에서 하드웨어는 가뭄과 홍수를 막고, 수질개선을 하는 것이지만 문화나 예술, 역사 등 소트트웨어적인 것이 꽃피면 소통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야당이나 종교계 등 우려하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4대강 사업이 5년이나 10년뒤에 끝날 사업이 아닙니다. 바로 내년이면 거의 골격이 드러나고 완공이 될 것입니다. 짧은 시간에 보여줄 것이니까 1년만 기다려보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때가서 얘기하자는 겁니다. 정치적 이슈가 되니까 그게 가장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잘된 것을 외국에 수출도 하고, 자문도 하고 해야 하는 데, 외국 환경단체 불러서 이것이 아니다 할 때는 참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고향분들에게 인사 말씀을 하신다면.

▲최근 대구에서 택시를 타고 봉덕동에 계시는 부모님을 뵈러가는 길에 기사분에게 물었습니다. “낙동강 살리기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했더니 그 기사분이 “물이 부족하고 홍수에 대비해야 하니 당연히 해야 한다”고 대답하길래 “오염문제가 있다던데, 괜찮겠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일부 그런 문제가 있지만 나라에서 다 처리한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제가 평소에 답변하는 말이 그대로 나와서 무척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택시에서 내리면서 “제가 4대강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고 인사를 하고 내린 적이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는 물문제를 해결하는 것 뿐 아니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고향에 있는 분들도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지지하고 격려하면 무언중의 힘으로 작용한다고 믿습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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