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의회 후보·지지자 도당사무실 기물 파손·직원 폭행
대구 중·남구 공천탈락 후보들도 `배영식 의원 사퇴` 촉구

한나라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난장판이 됐다.

22일, 대구시당에서는 공천탈락에 불만을 품은 후보 측이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경북도당에서는 경선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서약서 등의 반환을 주장하며 도당 사무실을 파손하면서 공심위 회의가 중단되기도 했다.

경산 시의원 `다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 경선을 벌였던 이창대 후보와 지지자 30여 명은 이날 오후 2시40분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한나라당 경북도당 당사에 난입해, “여론조사가 조작됐다”, “서약서를 돌려달라”는 등의 주장을 하며 업무용 컴퓨터와 사무실 책상 유리 등을 깨고, 이를 저지하던 도당 이철규 과장 등 직원 2명을 폭행했다.

이들 지지자들은 특히 오후 2시 57분께 출동한 경찰들이 출입구 쪽에서 머뭇거리는 사이에 공천심사위원들이 심사 중인 회의실로 밀고 들어가 공천서류를 내던지고 책상 등 집기를 뒤엎으며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소동이 이어지자 경찰은 `경북도당에 난입해 기물파손을 하는 등을 주도한 행위`로 주모자 김모씨(경산시 와촌면)와 이창대 후보 등 10여 명을 수성경찰서로 연행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태환(경북 구미을) 경북도당 공심위원장은 이날 사건과 관련, “경산 다 선거구 경산시의원 여론조사 경선에서 2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가중치를 적용토록 되어 있는 데, 맨 처음 가중치가 적용되지 않은 조사결과가 후보자들에게 통보된 사실을 공심위 회의가 끝난 후에야 알게 됐다”며 “이 과정의 행정착오가 빚어지면서 이창대 후보가 `사무처 실수가 있으니 억울하다`면서 `무소속으로라도 나올 생각이니 서약서(무소속으로 나오지 않겠다고 약속한 서류)를 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결론도 내리기 전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공심위가 공정하게 심사를 하려고 후보자가 있는 자리에서 봉해져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개봉하고, 결과를 계산하다 보니 일어난 사무적 착오”라면서 “도당 사무처의 잘못도 있는 만큼 가능하면 서약서는 돌려줄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대구시당에서는 같은 날 오후 3시 중·남구지역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 11명과 지지자들이 불공정 공천을 주장하며 당협위원장인 배영식 국회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중구청장 예비후보인 류규하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남구청장 예비후보인 박일환 전 대구시 시설관리공단 전무, 광역의원 예비후보인 차영조, 정규용 대구시의원 등은 이날 “당협위원장 배영식 국회의원의 사전 내락, 하향 공천종용 등 독선적인 공천으로 당원들을 실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중·남구당협 운영은 배 의원 부인의 지나친 간섭으로 혼란과 갈등을 가져와 당협의회가 붕괴 직전에 처해있다”며 배 의원의 ▲ 공개사과 및 자진사퇴 ▲ 중·남구 공천과정 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단 탈당과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로 했으며 무소속 출마 등은 개인의 의사에 따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눈앞에서 이들이 경북도당 공심위 회의실까지 난입하는 것을 막지 못해 경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날 수성경찰서는 한나라당 당사에 버스까지 동원해 경비를 서고 있었으며 특히 경북도당 입구까지 경찰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으나 막상 이들이 집기를 부수고 회의실 문까지 발로 차며 진입했는데도 사전에 막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진호·이곤영·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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