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기초단체장 공천을 두고 한나라당 경북도당 공천심사위원회의 고민이 깊다. 문경시장 공천이 이처럼 골치아프게 얽히고 설키고 있는 데는 지방선거를 둘러싼 지역인사간 갈등이 첨예하게 불거져 온 때문이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갈등의 뿌리는 지난 2002년 제3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신현국시장이, 무소속 후보로 박인원 전 문경시장이 나섰을 당시로 올라간다고 한다. 이때 신현국씨는 무소속 박인원씨에게 패하게 된다. 문제는 이때를 전후해 신현국 씨는 박 시장에 대해 수십여건의 음해성 제보를 많이 했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 일로 박 전 시장은 소송비용으로만 수억원의 비용을 썼다고 전해진다. 이 일로 신현국 시장과 박인원 전 시장의 관계는 그야말로 견원지간이 된다.

그런데 김수남 예천군수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신 시장은 이후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또 다시 무소속으로 나선 박인원씨와 맞붙었다. 문경시장 선거 제2라운드에서는 신현국씨가 판정승을 거뒀다. 신 시장은 이 때 김수남 군수의 지원을 등에 업고 당선됐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정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박인원 전 시장이 신 시장에 대해 칼을 갈기 시작했다. 박 전 시장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이한성 의원을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지했다. 이때 신 시장은 김수남 예천군수의 동생인 김수철씨를 지원할 수 밖에 없었다고 알려졌다. 김 군수의 도움을 받은 이상 인간적인 도리로서나 현실적인 도움을 준 김수남 군수의 동생인 김수철씨를 돕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가장 골치아프게 얽히고 설킨 문경시장 공천 갈등의 씨앗은 이렇게 심어졌다.

어쨌든 이한성 의원을 지원하며 이 의원의 마음을 산 박인원 전 시장은 이번 시장선거에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직접 뛰어들 생각도 가졌으나, 문경군 농업기술센타 소장으로 일하며 가깝게 지내온 이상진씨를 이 의원에게 시장 후보로 추천했다.

이한성 의원은 같은 당 소속이면서도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경쟁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김수철씨를 지원한 신현국 시장을 문경시장으로 공천하는 것은 결사적으로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의원은 공천심사를 앞두고 신현국 시장의 당원자격 제명청원서를 넣는 등 신 시장의 시장공천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22일 경북도당 공심위가 문경시장 공천과 관련, 지역구 의원과 현직 시장간 마지막 화해를 시도해보고 결정하겠다는 통고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의 고집은 꺾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다 문경경찰서장을 지낸 임병하 시장 예비후보 까지 나서 “이 의원이 신 시장을 구속시키면 공천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주장하고 나서서 신현국 시장과 박인원 전 시장의 갈등으로부터 비롯된 마찰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김태환 경북도당 공심위원장은 22일 이와 관련, “두 사람이 끝까지 화해하지 않고 대치국면을 계속한다면 두 사람 모두 공천을 주지 않고 중앙당 공심위로 넘겨서 전략공천지역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해 과연 문경시장 공천결과가 어떤 식으로 귀결될 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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