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짓기의 기초는 일기 쓰기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일기 검사가 인권 침해라는 측면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일기 쓰는 것이 우리 국어 학습의 기초가 된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초등학교의 일기 쓰기야말로 더 없이 중요한 국어 공부이고 지속적으로 쓰는 것이 인성이나 문장력의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지만 일기를 어떻게 써야 되는가에 대하여는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매일 빠짐없이 쓰는 것을 강조하다보면 일기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길러질 수 있다. 검사라는 측면을 강조하다보면 강압의 굴레에서 헤어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의무감에 사로잡혀 쓰게 되니 그 또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쓰고 싶은 날만 쓰도록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뻔한 일이 되고 말 것이다. 일주일에 몇 번을 정해 놓고 쓰는 것은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또 다른 부정적인 측면이 길러질 수도 있다.

일기 쓰기를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바람직하게 지도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의 모색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러면 일기 쓰기의 현실을 살펴보자.

저학년은 그림일기를 쓸 수 있는 공책에 80~100자 정도를 쓴다. 그러다가 학년이 올라가 줄로 그어진 공책을 사용하게 되는데 그 또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 쪽을 무엇으로 채워야 되는지의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글자와 글자 사이를 얼마나 띄우고 써야 하는지? 붙여 쓰고 띄어쓰기는 바르게 되는지?

일기는 하루 중에 있었던 일을 쓴다는 생각으로 쓰다보니 아침부터 잠자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것으로 끝나기도 한다. 그것을 고치기 위하여 제목을 붙여서 쓰기를 권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가정연락을 통해 일기의 소재를 정해주기도 한다. 행사를 하면서 오늘의 일기 주제로 일괄 써오도록 예고하기도 한다. 체험과 관련이 된 현상공모전에는 연관지어 일기를 쓰도록 할 수도 있다.

학년이 올라 갈수록 쓰는 양이 늘어나면서 고학년이면 공책 한 쪽 다 채우기를 권장한다. 그러나 시간에 쫓겨서 일기를 쓰다보면 한 쪽이란 길다. 글씨를 적게 꼼꼼하게 쓰는 경우는 더 하다. 문단나누기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도 그렇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대화체(“ ”)를 사용하여 쓰는 것이다. 그냥 쓰는 것보다 훨씬 실감나고 현실 모습이 생생하게 나타날 수 있다. 물론 대화체는 줄을 바꾸어 써야하기에 양도 쉽게 늘어난다. 그러나 대화체를 사용을 허용하다보면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경우가 있다. 처음부터 대화체로 시작하여 끝까지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지양되어야 한다. 많아야 반이 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밥에 콩이 적당이 섞이면 맛을 좋게 하지만 콩이 너무 많으면 콩 냄새가 나고 오히려 메주와 같은 맛으로 잘못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이 검사를 하고 지도 말씀을 적어준다면 부모님도 이것을 활용하는 것이다. 고학년이 될 수로 부모님에게 일기 쓴 것 보여주기를 꺼리지만 칭찬을 통하여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기의 내용이나 하루 중에 있었던 일 중에 선행 사항을 어머니가 적어서 칭찬을 적어준다면 선생님도 답장이나 칭찬을 아니 할 수 없을 것이고 이것은 자녀의 인성 교육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질문 사항이나 궁금한 것을 자녀가 쓴 일기장 끝에 적어서 보낸다면 선생님께서도 친절한 답을 안 해 줄 수 있겠는가? 교사와 학부모의 연락의 통로가 일기장이라면 자녀는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정성스럽게 일기를 쓰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