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에 만점을 받거나 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한 학생과 인터뷰를 한 내용을 보면 이들이 공식처럼 하는 말이 있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이런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만으로 되겠어?`라고 의문을 갖는다. 교과서 이외에 부교재가 많고, 사교육이 발달한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생각해 보면 당연한 반응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법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교과서 위주로 학습하는 것은 아주 평범하지만 가장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창의적인 방법이다.

우선 `학교 공부에 충실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공부의 ABC는 `예습-수업-복습`이다. 이 방법을 모르는 학생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실제로 실천하는 학생은 많지 않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다는 것은 `예습-수업-복습`을 꾸준히 반복하여 실천함으로써 체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법이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꾸준히 하면 습관이 생기고 체화가 이루어진다.

교사 생활을 오래 하면서 알아낸 사실은 공부를 잘 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결정적인 차이가 머리가 좋고 나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 습관의 차이에 있다는 점이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선생님이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때 집중해서 듣고, 핵심 지식에 대해 예습과 복습을 철저히 한다.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학생은 집중을 잘 하지 못하고 핵심을 잡지 못한 채 주변 지식을 얻는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공부만 잘 한다고 모두 창의적인 사람이라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공부 방법이 효율적인지를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는 학생은 창의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이 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이 3일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3일`이라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 하필 3일일까? `作心二日`이라고 해도 될텐데 말이다. 우리의 뇌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부신피질에서 방어 호르몬이 만들어진다. 뇌에서 기분과 관련되어 생성되는 호르몬은 노르아드레날린, 도파민, 세로토닌이 있다. 이 중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은 분노를 느낄 때, 도파민은 쾌감을 느낄 때 주로 분비된다. 세로토닌은 사람들이 행복감을 느낄 때 분비된다. 이시형 박사는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 남는다`에서 학습과 세로토닌과의 관계를 밝혔다. 세로토닌의 도움을 받으면 아무리 싫은 공부라도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3일 정도는 견딜 수 있다. 이때 문제해결을 하면 재미와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그 과정이 힘들지 않게 여겨진다. 이것이 세로토닌이 `행복 물질`, 또는 `공부 물질`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유이다.

재미나 성취감을 느낄 때 인간의 뇌는 좋은 기분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세로토닌을 계속 방출한다. 잘 풀리지 않던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 성적이 올랐을 때, 많다고 생각했던 숙제를 다했을 때, 두 손을 번쩍 들고 탄성이 나올 때 등이 세로토닌이 생성되는 순간이다.

이런 원리에 의해 3일간 힘든 일을 견딘 사람은 조금만 노력하면 3주를 견딜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세로토닌이 계속 분비되도록 하면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되고 도파민이 더욱 활발하게 분비된다. 나중에는 매일 운전하는 사람이 별로 힘들지 않고 여유 있게 운전을 하듯이 공부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된다.

창의적인 사람은 공부를 할 때도 이렇게 원리를 알고 적용해서 `작심삼일`을 이겨내고 좋은 습관을 형성한다.

그다음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교과서에는 기본 개념과 원리가 잘 정리되어 있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한다는 말은 교과서만 가지고 공부한다는 뜻이 아니라 개념과 원리를 철저하게 알려고 노력한다는 뜻이다.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개념과 원리를 확실히 알고 있는 반면,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은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모른 채 주변 지식을 얻는데 시간을 많이 보낸다. 개념과 원리는 양이 별로 많지 않지만 주변 지식의 양은 엄청나다. 공부 잘 하는 학생은 적은 양의 개념 중심으로 공부하기 때문에 크게 힘들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개념과 원리를 알기 때문에 요점 정리를 잘 할 수 있어서 공부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공부를 잘 못하는 학생은 주변 지식을 이것저것 많이 알려고 하다 보니 늘 시간에 쫓기고 요점을 파악하지 못한 채 공부에 끌려 다니게 된다.

이제 좋은 공부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뇌의 작동 원리를 알고 핵심 내용을 찾아 공부하는 창의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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