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시 유병률이 53%나 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시력에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 안과전문 누네안과병원이 최근 3개월간 시력검사를 받은 근시환자 1천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 18%가 자신의 시력과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에 맞지 않는 안경을 착용한다는 것은 도수가 필요이상 높게 측정된 `과교정`이나, 반대로 낮게 측정된 `저교정` 상태를 의미한다는 게 이 병원 전문의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근시를 과교정하면 원거리 시력은 나아질 수 있지만, 근거리 시력은 떨어진다. 반대로 저교정 하면 원거리 시력이 떨어지고 근거리 시력은 향상된다. 문제는 근시인 사람이 과교정된 안경을 착용해도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나마 저교정의 경우는 흐릿하게 보이기 때문에 다시 교정할 확률이 높지만, 과교정된 안경을 착용하면 오히려 더 선명하게 잘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과교정 안경에 익숙해짐으로써 더더욱 자신의 상태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교정된 안경을 계속 착용하면 `조절성 안정피로`가 발생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게 된다. 조절성 안정피로는 연령이 높을수록, 도수 차이가 클수록, 근거리 작업을 지속할수록 더 심해진다.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이 과교정 된 안경을 착용하면 시기능 발전에 영향을 주게 돼 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약시로 발전하거나, 소아의 경우 한눈을 가리면 가려진 쪽 눈이 상하 좌우로 돌아가는 사위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따라서 안경착용 후 계단이 휘어져 보이거나 바닥이 낮아 보이는 현상이 지속되면 재교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쉬운 진단법은 빨강색과 초록색을 나란히 두고 바라봤을 때 초록색이 더 강하게 잘 보이면 과교정을, 빨간불이 선명하다면 저교정을 각각 의심하면 된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