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 진단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자폐증에 대한 부모들의 경각심을 확산시키는 일종의 사회영향(social influence) 효과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사회-경제-정책연구소(Institute for Social and Economic and Policy)의 사회학자 피터 비어먼(Peter Bearman) 박사는 한 아이가 자폐증 진단을 받으면 가까이에 살고 있는 다른 아이들이 그 다음 해에 자폐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밝힌 것으로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0일 보도했다.

이것은 환경적 요인이나 그 어떤 전염물질 때문이 아니라 자폐아가 살고 있는 곳 가까이 살고 있는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이 자폐아 부모들로부터 자폐증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어 자기 자녀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피게 되기 때문이라고 비어먼 박사는 말했다.

즉,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숨겨져 있던 자폐아들이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비어먼 박사는 1987-2003년 사이에 자폐아가 636%나 늘어난 캘리포니아 주에서 1997-2003년 태어난 아이들 30여만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자폐증으로 진단받은 아이가 사는 곳에서 250m 이내에 거주한 아이들은 그로부터 먼 거리에 산 아이들에 비해 그 다음 해에 자폐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4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폐아의 집으로부터 250-500m 거리에 사는 아이들이 자폐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22% 높았다.

자폐아의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아이일수록 자폐증 진단 가능성은 점점 낮아졌다.

부모가 자폐아의 집과 같은 학군에 사는 경우에만 그 자녀들의 자폐증 진단 가능성이 높았다.

자폐아의 집에서 같은 거리에 사는 아이들이라도 학군이 자폐아의 집이 속한 학군과 다른 경우는 자폐증 진단 가능성이 이웃에 자폐아가 없는 곳에 사는 아이들과 다를 게 없었다.

이는 환경이 아닌 이른바 근접효과(proximity effect)를 시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근접효과는 특히 자폐스펙트럼 중에서도 비교적 가벼운 쪽에 해당하는 아이들에게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자폐증상이 뚜렷한 아이는 부모가 쉽게 알아차리지만 증상이 확실치 않은 자폐아는 부모가 다른 자폐아 부모로부터 자폐증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어서 알게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어먼 박사는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자폐아 진단급증 요인 중 근접효과가 차지하는 비중이 16%로 가장 높았다. 출산시 어머니의 연령, 교육수준과의 연관성은 각각 11%와 9%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