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안부를 묻는 일곱 가지 방법

5년 만에 펴내는 소설가 박범신의 신작 에세이 `산다는 것은`은 우리가 시간을 통해 만나는 `오랜 병`에 관한 작가의 내밀한 혼잣말을 담고 있다. 산다는 것이 오랜 병이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인간 존재의 근원인 다섯 가지 욕망과 일곱 가지 정(오욕칠정)의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인생처럼, 작가는 인간 본연의 오욕칠정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혼자될까 봐 두려워 평생 소설을 썼다`는 작가 박범신. 이 책에서는 삶과 사랑, 일에 대해 작가로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의 진실한 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는 봄에 꽃이 피고 꽃이 지는 모습에 슬퍼 눈물을 흘리고, 글을 쓰지 않을 때는 `이층 박씨`가 되어 집 구석구석을 정리하고 수리하고 화단을 가꾼다. 깊은 밤 아내의 방귀 소리를 존재의 나팔 소리라며 해맑다고 칭찬하는 그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사람을 만나면서 느끼는 점들을 솔직담백하게 그려낸다. 삶에서 느끼는 소박하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통해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해, 존재의 안부를 물으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찰하며, 되짚어보게 한다. 또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 오랫동안 진행돼왔던 결혼 관행에 대해 비판하고, 어머니의 제사상을 차리면서 `한우 쇠고깃국`을 고민하고,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비통해하며,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북돋움 刊,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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