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예일대 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은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그는 `기억력에 관한 실험을 위해 교사 역할을 할 사람 모집`이라는 광고를 냈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했다. 밀그램은 희망자 중에서 20대에서 50대에 걸쳐 평범한 사람 40명을 골랐다.

실험 내용은 학생들에게 문제를 내어 못 맞힐 경우 15V에서 시작된 전기 충격을 15V씩 계속 증가시켜 450V까지 이르도록 하는 것이었다. 450V의 전기충격은 가정용 전기가 220V인 것을 생각하면 아주 높은 자극에 해당된다. 실험 전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40명의 교사 역할을 맡은 사람들 중에서 92% 정도가 학생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은 도저히 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하였다.

드디어 실험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15V에서 시작된 전기충격이 학생들이 한 문제씩 틀릴 때마다 15V씩 강해졌다. 전기충격의 세기를 나타내는 계기판의 눈금이 올라갈 때마다 학생들은 비명을 질렀고 교사 역할을 맡은 사람은 진행자로부터 계속 전기충격을 가할 것을 요청받았다. 실험 전에 밀그램은 설문조사에 근거하여 참가자 중에서 450V까지 전기충격을 가하는 사람은 0.1%도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65% 정도가 450V까지 전기충격을 주었다. 상대방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행동이 실험이란 상황 속에서 쉽게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이 실험은 학생 역할을 맡은 사람들과 밀그램이 미리 짜고 한 것이었다. 실제로는 전기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선이 연결되어 있었지만 학생들은 계기판을 보고 충격을 받은 것처럼 연기를 하였다. 어떻든 이 실험은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되었다.

이 실험을 통해 밀그램은 `사람은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때로는 상황이 이성 보다 강할 수 있는 것이다.

밀그램의 실험은 창의성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성적인 방법이 아니라 상황을 바꾸면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해 준다.

어떤 식당 옆 공터에 사람들이 자전거를 주차하기 시작했다. 공터는 식당 주인의 소유였다. 처음에는 몇 사람이 그렇게 하더니 점점 그 수가 늘어나서 나중에는 자전거 주차장이 되고 말았다. 식당 주인은 영업에 방해가 되는 자전거 주차를 없앨 방법을 모색했다.

담벼락에 `자전거 주차 금지`라고 큰 글씨로 써 붙여 보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이성에 호소하는 방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주인이 생각한 묘안은 상황을 바꾸는 것이었다. 다음날 주인은 `필요하면 자전거를 공짜로 가져가세요`라는 글을 써 붙였다. 그러자 자전거 불법주차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주인은 `자전거 주차 공간`이라는 상황을 `자전거 나눔 공간`으로 바꾸어서 문제를 해결하였다.

나비축제로 유명한 함평에서 축제를 며칠 앞두고 산불이 났다. 시커멓게 탄 산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첫인사를 하게 되었다. 하지만 군수의 아이디어로 불탄 산에 커다란 나비 모양의 꽃밭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처음 함평을 찾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크고 예쁜 나비와 반갑게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불이 난 산`이라는 상황을 `나비가 내려 앉은 산`으로 바꾼 결과였다.

앞의 사례에서와 같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성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상황을 바꾸려고 생각하면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상황을 바꾸어 문제를 해결한 예를 하나 더 보자.

어느 초등학교 옆에 산사태가 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담벼락이 있었다. 그런데 개구쟁이 학생들이 그곳에 낙서를 하는 문제가 생겼다. 낙서를 지우는 일은 매우 힘든 작업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던 교장 선생님은 담벼락에 하얀 색으로 깨끗하게 페인트 칠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하자 그곳은 지저분한 `낙서 공간`이 아니라 멋진 `작품 공간`이 되었다.

이와 같이 상황을 바꾸면 창의성이 보인다.

가정에서 불편하거나 문제가 되는 것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자. 이성적으로 해결이 안 될 때에는 상황을 바꾸는 방법을 활용하여 문제를 멋지게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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