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로 들어가기 전 엄마는

집으로 가자고 했다

막무가내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빠져나온 링거 주사바늘, 복수병도

바닥에 나뒹굴었다

대장암에 가로막힌 의식 속에서도

저 밑바닥으로부터

집을 끌어올리기 위해

며칠을 안간힘 쓰다

돌아간 집

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느티나무시`(2005)

집은 무엇일까. 우리네 일상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지만 인간 정신세계의 본향이기도 하다.

집은 집이라는 주거공간의 의미 밖에 더 많고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무한한 편안함과 안온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며 삶의 재충전이 이뤄지는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집이 없다면 어떨까. 상상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

집은 육체 뿐만 아니라 정신과 영혼의 거처다. 거기에는 없는 게 없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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