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인회화협회 창립전 9일까지 문예회관
포항·경주 활동 30, 40대 9명 자신감 피력

포항시립미술관이 지난해 12월 우리나라 중소도시 최초로 개관 한 뒤 지역 미술계가 활기를 띄고 있는 즈음, 신생 회화 그룹이 창립전을 열고 있어 새로운 활력을 얻고 있다.

`구태의연하고 동호회 같은 작품 활동에 반기를 들고` 30, 40대가 주축을 이루는, 참신한 현대미술을 기치로 내건 9명의 작가들이 그 주인공.

김완, 김창수, 박해강, 송상헌, 예진영, 이규학, 이종길, 한승협, 홍화식 등 포항, 경주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아르인(Artin) 회화협회(회장 송상헌)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회원들은 포항에서도 대도시 못지않은 수준의 작품을 볼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굳이 대도시에 가서 작품을 구입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무엇보다 미술계의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를 독려하는 힘을 공유하고자 하는데 창립의 목적이 있다.

“대부분 생활을 위해 예술고 강의나 문화센터 강좌, 미술학원 선생님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고 비록 가정에 충분히 충실한 가장들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림 하나에 인생과 자신의 얼굴을 걸고 밤낮없이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들 입니다.”

이미 활동영역이 포항을 넘어있는 작가들도 많지만 엄격하고 냉정한 선별기준을 가지고 회원이 구성돼 있고 아직 시작단계 이긴 하지만 후원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창립전 역시 후원회의 도움으로 이뤄지고 있고 단발적이고 단순한 후원이 아닌 더불어 함께 참여하는 여러 방법을 연구하고 지속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앞으로 정기전, 교류전 등 여러 활동을 통해 회원 간 정보를 나누고 창작의 열기를 북돋워 줄 기회를 갖게 해 줄 수 있는 장이 되고자 하는 것이 회원들의 우선 바람이다.

`화두, 그 끝없는 물음`전 이라 명명된 이번 창립전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서 출발해 더 큰 결실을 일으키려는 바람을 담은 창립전의 문제의식을 고스란히 되살린다는 취지다. 9명의 회원들이 다양한 장르에서 개성있는 표현력을 새겨넣은 100호 대작 3점씩을 내놓고 대중성과 소통을 타진한다.

김완은 기존의 물감이나 바탕 재료와는 다른 골판지 오브제의 칼질에 의한 효과를 이용해 만든 화면의 독특한 질감의 평면 작품을, 김창수는 인체와 물을 통해 감정의 미묘한 느낌들을 비구상 화면에 담았다. 박해강은 빈병 혹은 무언가로 채워진 병, 풍선, 유리컵, 국화꽃, 풍선 등에 역광을 비추고 눈 앞에는 얇은 천의 장막을 드리우고 그것을 그렸다. 송상헌은 실재하는 것과 실재하지 않은 것을 화면에 병치시킴으로써 그들의 충돌과 화해로 인한 새로운 의미로의 이행을 보여줌으로써 현대인들의 힘든 심리상태를 표현했다. 예진영은 알루미늄 압편과 면봉 등 오브제를 이용한 다양한 기법으로 비구상 추상 계열의 작품을 내놓았다. 이규학은 인간의 사고와 삶과 문화에 대한 사색이 조화롭게 투영된`기념비-신기루, 사유의 초상`을 선보인다. 이종길은 평범한 도시의 일상에서 꿈꾸고 사는 우리들의 삶을 그렸다. 강가에 안개가 피어나듯 아득한 꿈속 풍경이 새롭다. 한승협은 건축물과 자연 등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풍경들을 배경을 과감히 생략하고 현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음영 처리로 흐릿하게 표현했다. 홍화식은 형상화된 이미지를 장지에 수묵으로 재료의 특성에 맞게 해체하거나 재 환원 했다.

전시회는 9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 10~20일 포스텍갤러리 카페모네, 28~5월4일 서울 갤러리아이에서 갖는다. 문의 011-826-3836.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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