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찾아왔을 때 온 세계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때 미국 내에서는 대량 실직자가 발생하고 사람들의 불안감은 점점 높아만 갔다.

이렇게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동차 시장은 판매부진으로 이어졌다. 2009년 상반기에 포드 자동차의 매출은 32%정도 급감했고, GM도 40% 가까이 매출액이 줄어들었다. 자동차 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이때 창의적인 역발상으로 위기를 극복한 회사가 있었다. 바로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였다. 현대는 2009년 8월에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율이 전년도 대비 47% 정도 상승했다. 다른 회사들이 불황으로 허덕이는 이 시기에 현대는 6만 여 대의 자동차를 팔아 미국 진출 사상 최대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현대의 성공 스토리 뒤에는 창의적인 경영 마인드가 있다. 바로 인터로뱅 마인드이다.

`인터로뱅(Interrobang)`이란 1962년 마틴 스펙터가 고안한 물음표와 느낌표를 결합한 새로운 문장 부호이다. 이 부호의 탄생은 묻고 느끼는 것이 별개의 행위로 이뤄지지 않고 서로 하나가 될 때 창의성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묻는 것(Thinking)과 느끼는 것(Doing)이 하나가 되면 창의적인 산출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1944년 원자시계의 개념을 최초로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은 물리학자 이지도어 아이작 라비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얘야, 오늘 공부 시간에 선생님께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 어머니 덕분이라고 했다. 라비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항상 “왜 그럴까?”하는 질문을 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라비는 남들이 보이는 현상에 집중할 때 보이지 않는 원리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마침내 원자시계의 개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원자시계 개념의 도입으로 우리는 보다 정확한 시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고속 통신, GPS, 네비게이션 등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라비가 원자시계의 개념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의문을 가졌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여 `아하!`체험을 하였기 때문이다. `아하!`는 느낌표를 낳는 대표적인 활동으로써 의문이 풀릴 때 나오는 기쁨의 탄성이다.

현대자동차와 라비의 예를 통해 창의로 가는 길에는 두 가지 이정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무엇이든지 의문을 가지는 물음표이고 또 하나는 물음표를 해결할 수 있는 느낌표이다. 물음표는 주로 눈에 보이는 현상을 통해 그 이면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도록 안내한다. 느낌표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이면의 것을 추구하여 그 원리를 알게 한다. 이 둘이 서로 오버랩 되어서 나타나면 창의의 인터로뱅이 된다.

뉴톤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것은 남들이 다 경험하는 현상인 사과가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왜 그럴까?`라는 물음표를 던진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생각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아하!`라는 느낌표를 찾았고 그 순간 만유인력의 법칙이 탄생한다. 물음표와 느낌표의 인터로뱅이 이루어진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금융위기 때 `왜 사람들이 차를 구매하기를 망설일까?`라는 물음표를 던졌다. 그렇게 `왜?`에 대해서 주목하자 해법이 보이기 시작했다. 평소에 차를 주로 할부 구매하는 미국 사람들은 실직을 당할 경우 할부금을 내지 못할 것을 우려해서 차량 구매를 망설였던 것이다. 판매부진의 원인이 밝혀지자 자연스럽게 `구매 희망자들의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시켜 줄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졌다. 구매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생각을 거듭하던 판매담당자에게 마침내 느낌표의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차를 구매한 후 1년 이내에 실직하면 소비자가 산 차를 되사주겠다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Assurance program)을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보험처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이다. 할부금을 못 갚을 것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자 사람들은 현대자동차를 구매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궁금증을 가지고 접근하면 마치 보이는 것처럼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들이 많이 있다. 바로 그것들 속에 새로움을 창출하는 에너지인 인터로뱅이 들어 있다.

지금 당장 주변을 둘러보자. 우리를 불편(Discomfort)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를 불안(Displeasure)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에게 불만(Discontent)을 가져다주는 것은 무엇인가? 이러한 3D 속에는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물음표를 가지고 접근하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인터로뱅이라는 귀한 보물이 숨어 있다.

Create yourself!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