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현대화사업으로 길거리 나앉을 판

“포항시는 위판장 소매상인 생존권을 보장하라.”

포항 죽도시장 위판장 시설현대화 사업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위판장 소매상인들이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28일 오후 죽도시장 상인연합회 교육장에서는 100여명의 위판장 소매상인들이 모인 가운데 위판장 소매상인들의 생계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결의가 진행됐다.

이날 죽도시장 위판장 소매상인 영업보장 대책위 이연호 위원장은 “우리 위판장 소매상인들은 지난 20~30년동안 눈이오나 비가오나 삼복더위속에서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죽도시장을 지켜왔다”면서 “위판장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쫓겨날 상황에 처해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위판장 건물을 지을 동안 우리는 어디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 것이냐”며 “매일 하루벌어 하루 사는 우리의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공간 마련을 위해 포항시에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26일 포항시와 포항수협 관계자 및 위판장 소매상인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매상인들을 위한 장소제공을 요청했으나, 시와 수협에서는 소매상인들을 위한 장소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소매상인들이 강력히 반발하자 현재 임시 위판장에는 소매상인들을 위한 임시 자리 60개가 마련된 상황이다. 하지만 위판장 소매상인들이 130여명이 넘어 절반 이상이 당장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또, 임시방편으로 임시 위판장 맞은편 공영주차장에 임시 가판 설치가 논의되고 있지만, 차량통행 등으로 인한 위험이 제기되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40여년동안 소매상으로 생활해온 김절이(74) 할머니는 “누구를 위한 위판장 현대화 사업이냐”며 “지난 40년동안 나의 모든게 있는 곳이 하루아침에 없어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우리 소매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해 강력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협 죽도 위판장 시설 현대화 및 주차장 조성사업으로 위판장 폐쇄는 29일부터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소매상인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내달 1일부터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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