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는 순해서 키우기 편한 반면, 어떤 아이는 까탈스러워서, 성장발달이 늦어서 부모 속을 썩인다. 육아 전문가들은 아이가 타고난 기질이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면 문제 해결이 쉬워진다고 강조한다. 순한 기질, 더딘 기질, 까다로운 기질 등 대표적인 기질로 아이의 특성을 나눠보고, 그에 따라 달라져야 할 육아법도 꼼꼼히 살펴보자. <편집자 주>

아이와 어떻게 놀아주고, 어떤 방법으로 학습을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기 이전에 부모는 아이가 타고난 기질부터 이해해야 한다. 아이가 타고난 기질을 이해하면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 알 수 있으며, 또 아이에게 잘 맞는 양육법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순한 아이

우유를 먹여 놓으면 다음 식사시간까지 누워서 놀다가 잠이 들고,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을 때만 우는 아이다. 행동이 규칙적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비교적 쉽게 적응한다. 순하고 머리가 좋은 아이 중에는 운동 발달이 다소 늦는 아이도 있지만, 이런 아이는 커서도 `말 잘 듣는 아이`가 될 가능성이 커서 부모 입장에서는 키우기가 편하다.

대개의 경우 다른 기질의 아이들보다 잠자는 시간이 많지 않은 편. 하지만 순한 아이가 잠까지 많이 잔다면 태어나면서부터 발달 지연인 경우가 많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

순한 아이는 키우기가 어렵지 않아서 그야말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키우면 된다. 단, 부모가 애써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순한 아이는 혼자 놀기 쉽다. 신생아부터 이런 아이들은 잠깐씩이라도 엎어놓고 목 가누기를 도와주거나, 자극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등 의식적인 노력을 해주는 편이 좋다. 발달 지연을 보인 아이들이 대개 아이 때 무척 순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순하기만 한 아이를 소극적으로 키우면, 자기 주장을 밝히지 못하는 아이가 되므로 활동적인 운동이나 대외활동을 장려해서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더딘 아이

장난감을 주면 장난감 자체보다 장난감을 주는 의도를 먼저 파악하려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장난감을 덥석 받아 드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장난감을 주면 엄마와 장난감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엄마가 먼저 시범을 보이면 그때서야 관심을 보이는 식이다. 어찌 보면 소극적으로 보이는 아이로, 새로운 환경에 대해서도 아주 조심스럽고, 크게 요구하는 바도 없다. 그러다 보니 사물에 흥미가 없어보이고 몸놀림도 둔하게 보이기 쉬운데, 그렇다고 성취의욕이 낮거나 운동신경이 둔한 아이는 아니다.

더딘 아이는 반응이 느리기는 하지만, 일단 적응하면 무리없이 일을 수행한다. 더딘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부모가 조급하게 행동해 문제를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부모가 아이의 더딘 모습을 참지 못하고 윽박지르면 아이는 위축되거나 아예 신경질적인 성격이 되기 쉽다.

이런 기질의 아이는 다른 사람의 태도를 고려할 줄 알기 때문에, 부모가 다양한 표정과 말로 `말하고자(혹은 행동하는) 하는 의도`를 알려주면 아이의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단 아이가 짜증을 부리거나 보채는 일이 적다고 혼자 놀게 하기 쉬운데, 이런 아이일수록 부모와 함께 대화하고 노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학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 때문에 또래로부터 무시당하거나 따돌림당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유의해서 부모는 아이가 친구 사귀는 데 적극성을 띠도록 격려해준다.

□까다로운 아이

자주 울고, 우유도 조금씩 자주 먹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며 격렬하게 반응하는 아이들이 있다. 이 유형의 아이들은 대개 태어난 지 1개월이면 엄마 손을 타서, 항상 안아주기를 바라기도 하고 심하게 보챈다.

크면서 다소 나아지지만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길거리든 방이든 가리지 않고 울고 구르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이런 유형. 이 기질의 아이는 엄마가 야단해도 크게 동요하지 않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아이 중에는 품행 장애를 보이는 아이도 많다.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주의집중 시간이 매우 짧고 참을성이 없으며, 한자리에 앉아 과제를 끝내는 것이 어려우며, 파괴적이고 신체적으로 타인을 공격하는 행동을 보인다. 정서가 불안정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조용히 앉아놀지 못한다)`과 구분이 안갈 정도로 산만한 아이들도 많다.

24개월까지는 대강 아이 뜻을 맞춰서 키우다가 좋은 놀이방이나 형제가 많은 친척집에 보내 또래와 어울리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아이들 속에서 불이익을 당해보기도 하면서, 스스로의 행동을 절제하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까다로운 아이에게는 벌주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행동의 허용선을 명확히 정해놓고 바른 행동을 하면 칭찬해 주고 잘못하면 따끔하게 혼낸다. 그러나 한 가지 잘못에 대해 3번 이상 따끔히 혼냈는데도 똑같이 행동하는 아이라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편이 좋다.

이런 아이를 대하다보면 부모도 자연히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빈도가 많아진다. 그러나 부모의 그런 태도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흥분했을 때는 감정을 가라앉히도록 기다려주고, 부득이 혼을 낼 때도 차분하게 설명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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