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후 포항 북구의 한 대형마트. 황사경보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장은 주말을 맞아 가족 단위 고객들도 북적였다.

그 중에서도 고객이 몰리는 곳은 시식코너. 조리음식에서부터 음료까지 다양한 시식코너마다 고객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이들 시식코너에서는 위생 차원에서 고객 각자에게 1회용 종이컵을 제공한다. 1명이 시음한 종이컵은 또다시 사용할 수 없어 그대로 버려져 시식대 옆켠에는 고객들이 사용한 종이컵이 수북이 쌓였다.

1회 용품 사용 규제를 무색하게 만드는 현장이다.

#회사원 정모(30·여·포항시 남구)씨는 회사에서 물과 커피를 마시기 위해 하루 3,4개의 1회용 종이컵을 사용한다. 1회 용품이 환경 파괴의 주범이기 때문에 개인컵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좀처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사용할 때마다 헹궈야 하기 때문에 귀찮은데다 컵에 먼지가 들어가면 위생에 좋지 않다는 판단 때문. 하지만 근무 일수를 고려할 때 자신이 1달에 최소 사용하는 종이컵이 무려 7~80개에 이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개인컵을 사용하기로 맘 먹고 최근 마트에서 머그잔을 구입했다.

정씨는 “개인컵을 사용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매번 귀찮아서 미뤘는데 환경개선은 물론 회사 경비 절약에 보탬이 되기 위해 실천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종이컵, 비닐 등 1회 용품 사용은 자원 낭비는 물론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지만 아직도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1회용품을 대표하는 종이컵은 최고급 천연펄프로 제작(100% 수입)되고 1개 생산 시 CO2 11g이 배출된다. 1t을 생산하려면 20년생 나무 20그루를 베어내야 한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이처럼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1회 용품 사용이 행해지고 있다.

특히 문제는 정부가 1회 용품 사용 규제를 위해 용품 제공업소 등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를 준수해야 할 업체들이 오히려 제도 준수해 소홀해 시민들의 1회 용품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해 (사)자원순환사회연대가 전국 대도시 유통업체 17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1회 용품 사용현황 결과 대형마트 내 식당가(푸드코트)에서 패스트푸드점이 가장 많은 1회용품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테이크아웃점, 도시락 판매점, 분식당의 순으로 나타났 1회 용품 종류는 종이컵 뚜껑 및 젓가락, 종이컵, 종이재질의 도시락 및 음식 받침, 스티로폼 도시락, 물수건 순이었다.

많은 사람이 무심코 사용하는 제품 중에 상당수가 1회 용품인 셈. 1회 용품 사용은 개개인의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줄일 수 있는 만큼 △장바구니 사용을 생활화 △야외에 나갈 때는 찬합 등 다회용 용기에 음식 담기 △여행이나 목욕을 하러 갈 때는 면도기와 칫솔 등 세면 도구 챙기기 △패스트푸드점 및 테이크아웃 커피점 등에서 음료를 마실 때는 1회용 용기 대신 머그잔 사용하기 등 생활 속 작은 변화를 통해 환경살리기에 동참하자.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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