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내달 17일까지 대구 리안갤러리

패트리샤 피치니니 作
호주를 대표하는 현대 조각가이자 페미니스트 아티스트인 패트리샤 피치니니(45)의 조각 작품전이 대구 리안갤러리에서 17일부터 4월17일까지 열린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는 현대기술, 인간성, 자연환경과의 관계를 보다 넓은 의미에서 다루는 작가의 대표작과 신작을 포함해 모두 19점이 전시된다.

작가는 존재하지 않는 생물을 작품에 출현시키고 남성들이 잘 다루지 않는 생산과 모성애, 화합과 공존 등을 작품 속에서 다룬다. 그녀의 조각은 과거에 대한 반성, 미래를 온전히 지키기 위한 방법 그리고 현재 우리가 생산해낸 것과 소비하는 것 사이의 균형에 대한 깊은 고민이 반영돼 있다. 실존하지 않는 생명체를 소름끼치도록 생생하게 재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그녀가 만들어낸 괴상한 조각과 인간의 모습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지만 반대로 보는이로 하여금 강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언뜻 받아들이기 힘든 형상의 생명체들은 작가의 작업속에서 항상 인류의 주위를 맴돌며 무언가를 꾸미는 helpers 로 명명되고 이 괴상한 생명체들은 현대사회 속에서 기술적인 혁신, 과학기술의 정점을 상징한다고 한다. 즉 이러한 형상들을 통해 작가는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가 환경에 끼친 피해를 얼마나 회복할 수 있는지, 회복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제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도덕적 딜레마, 과학의 발전, 그리고 그것이 현실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요 소재로 인공적인 것-기계, 인간-과 괴이한 생명체를 조각으로 재창조하고, 병렬식으로 전시하고 있는 페트리샤 피치니니의 작품은 빠르게 진화해나가는 기술과 자연 사이의 밸런스를 갖추고자하고 또 보다 큰 의미에서의 `보살핌`을 뜻한다. 즉 사람과 자연 그리고 기술이 서로를 파괴하기보다 공존하는 법과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피치니니는 자기 나라에서보다 세계에서 먼저 각광을 받았다.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호주를 대표하는 작가로 참가해 “영국 여성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에 나오는 `프랑켄슈타인`과 유사한 생명체 조각”을 선보여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평론가들을 포함해 하루에 수백 명씩 호주관을 찾아와 눈이 휘둥그레지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사진을 찍어가느라 여념이 없었다. “작품은 그로테스크하기는 하지만 지적인 시각으로 인간화됐으며 하나하나가 서로 조화롭게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 중평이었다.

관람료 개인 3천원, 단체 2천원. 문의 (053)424-220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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