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김·이미자·남진 등과
작업하며 숱한 명곡 제조
국내가요 최다 작곡 기록

뇌졸중으로 투병하던 원로 작곡가 박춘석씨가 1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0세.

유족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에 마련됐다.

1930년 5월8일 서울에서 태어난 박씨는 조선고무공업주식회사를 운영하던 부친의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본명은 의병(義秉). 춘석은 아명이다.

경기중 4학년(고교 1년) 때 길옥윤·베니 김 등의 제의로 명동 `황금클럽` 무대에 서면서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54년 `황혼의 엘레지(노래 백일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곡가의 길로 들어섰다.

`아리랑 목동(박단마)` `비 내리는 호남선(손인호)` `삼팔선의 봄(최갑석)` `사랑의 맹세(패티김)` `바닷가에서(안다성)` `밀짚모자 목장아가씨(박재란)` `호반에서 만난 사람(최양숙)` 등을 발표하며 인기 작곡가로 부상했다.

작곡가 박춘석의 이름 뒤에는 항상 `사단(師團)`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1960~1970년대 패티김, 이미자, 남진, 나훈아, 문주란, 정훈희, 하춘화가 박춘석 사단의 멤버였다.

고인은 이들과 함께 `가슴 아프게` `공항의 이별`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비내리는 호남선` `초우` `물레방아 도는데` `사랑이 메아리칠 때` `바닷가에서` `가시나무새` `마포종점` 등 한국인의 가슴을 적신 숱한 명곡들을 만들어냈다. 그의 노래는 대중음악의 예술적 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국내 대중가요 개인 최다인 2천700여 곡을 작곡했고,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개인 최다인 1천152곡이 등록되어 있다. 2001년에는 영국 그로브음악대사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KBS 방송가요대상, KBS 가요·가사·음반기획상, MBC 10대가요제 특별상, KBS 가요대상 작곡상, 제1회 대한민국 연예예술상(1994), 옥관문화훈장(1995) 등을 수상했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8일 오전 8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