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대량 해고의 후폭풍이 서서히 불어닥치고 있다.

7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금호그룹 구조조정 △조선·건설업체들과 하청업체의 경영난 △중소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금융기관 합병 등으로 많게는 수만명이 직장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현재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금호그룹의 금호타이어는 최근 193명의 정리해고와 1천6명에 대한 아웃소싱 계획을 광주지방노동청에 신고했다. 회사측은 노사협상에 진전이 없다면 4월2일자로 이들 대상자를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호산업·금호석유화학·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의 다른 계열사들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감원이 진행될 수 있어 직원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건설업계의 경우, 재벌사외에는 거의 모든 업체들이 어려운 상태이며 4~6개 업체의 도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건설사들은 은행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증권사와 캐피털을 거쳐 상호저축은행까지 손을 내밀고 있는 상태다. 한 중견 건설사의 임원은 “중견 건설사의 직원은 보통 1천명 정도에 이르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도산하면 가족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5만명 이상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도 대형사부터 하청업체까지 연쇄적인 구조조정에 내몰리면서 대규모의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전 직원 2천800명중 30%를 정리해고하는 계획을 세웠다가 일단 희망퇴직자를 중심으로 410명을 정리하는 선에서 노조측과 합의를 이루는 등 조선업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경기회복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사라지면서 중소기업의 도산에 따른 실업자 양산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은행 기업개선센터의 이상진 부장은 “총여신 20억원이상의 중소기업 800개를 대상으로 기업회생평가를 거쳐 25% 안팎(200개가량)을 골라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면서 “많게는 40~50%의 인력을 감축하는 중소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머지않아 본격화될 은행간 인수합병(M&A)도 대규모 해고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중복되는 점포와 잉여인력을 줄이지 않고서는 M&A의 시너지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