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 대학교 교수였던 토랜스 박사가 어른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제한된 시간 안에 빈 깡통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고 한 것이다. 그러자 어른들은 `물을 담는다`, `화분으로 쓴다`, `소변통으로 사용한다` 등의 몇 가지 간단한 답만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똑같은 질문에 대해 `벌레집으로 사용한다`, `개미집으로 사용한다`, `깡통 차기를 한다`, `인형의 모자로 사용한다`, `실전화기를 만들 때 사용한다`, `깡통 실로폰을 만든다`, `녹여서 로봇을 만든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어른 보다 다양한 생각을 잘 할 수 있을까?

어떤 학자는 그 이유를 웃음에서 찾는다. 통계에 따르면 어린 아이는 하루에 300회 정도 웃고 어른은 하루에 15회 정도 웃는다고 한다. 웃는 활동은 뇌에 엔돌핀과 디아돌핀을 분비하고 뇌의 활성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많이 웃는 아이들이 적게 웃는 어른에 비해 독창성과 창의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웃음과 관련된 산업과 학문이 인기를 얻고 있다. 유머와 관련된 책이 많이 출간되고, 유머강사가 인기를 얻고, 병원에서도 웃음치료사를 통해 환자를 치료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유머가 탄생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이론이 있다.

먼저 풍자에 해당되는 우월성이론이 있는데 이것은 갑작스러운 승리, 우월감, 다른 사람이 느끼는 모멸감 때문에 유머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이런 종류의 유머는 특히 성, 인종, 민족, 전문 직업, 지위, 갈등 상황과 관련하여 자주 나타난다. 예를 들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골리앗이 다윗을 보고 “네가 나를 개로 여기고 막대기를 가지고 내게 나아왔느냐?`와 같이 우월감으로 상대를 얕잡아 보고 하는 말에서 유머러스한 표현을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해학에 해당되는 이완이론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의 의식이 큰 문제에서 작은 문제로 이동할 때 여분의 에너지가 생기는데, 이 여분의 잉여 에너지를 배출할 때 유머가 발생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안동의 하회탈 공연을 보면 우스운 말이나 행동을 통하여 당시 양반 사회를 비판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양반들의 세태를 꼬집고 올바른 사회를 구현하려는 큰 문제에서 작은 문제인 서민들의 일탈 상황을 연출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불일치 이론이 있는데 이것은 유머가 발생하는 원인이 감정이나, 기대, 습관적인 행위 등에서 나타나는 불일치 때문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예를 들면 “의사 선생님이 세 가지만 포기하면 살이 빠진다고 했어.”라고 했을 때 그 말을 들은 사람이 `욕심, 육류, 고칼로리 음식` 등을 생각하고 있을 때 “그것은 말이야, 아침, 점심, 저녁이었어.”라고 말하면 일반적인 생각과는 불일치하기 때문에 웃음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웃음은 논리적인 것을 담당하는 좌뇌와 감성적인 것을 담당하는 우뇌의 상호작용이 빨리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양뇌를 활성화하는 작업은 창의성 교육에서 강조하는 활동이다. 최근에는 뇌과학이 발달하여 웃을 때 뇌 전체에서 뇌파가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을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특정 부위에 뇌손상을 입은 환자는 유머 감각을 담당하는 부위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기 때문에 잘 웃지 못하게 된다.

유머는 때로는 어려운 문제를 쉽게 해결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2차 대전 초기 영국의 처칠 수상이 미국의 원조를 얻기 위해 루즈벨트 대통령을 만나러 갔다. 숙소에서 샤워를 한 후 타올만 걸치고 있는데 루즈벨트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났다. 순간 몸을 일으키던 처칠의 허리에 감았던 타올이 스르르 흘러내렸다. 보통 사람 같았으면 당황했을텐데 처칠은 빙그레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보시다시피 영국의 수상은 미국의 대통령 앞에서 숨기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처칠이 사용한 방법은 간단하였지만 창의적인 발상이 돋보인다. 이 일 후 두 사람은 더 가까워졌고 회담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와 같이 유머는 창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유머는 고정관념을 깰 때 많이 발생하는데 이 부분이 창의성이 나타나는 상황과 일치한다. 그래서 개그맨들은 상식을 깨고 모든 것을 뒤집어보고, 의도적으로 생각을 비트는 훈련을 많이 한다.

육색사고모자와 수평적사고로 유명한 에드워드 드 보노는 `드 보노의 창의력 사전`에서 `유머는 인간 두뇌 활동 중 가장 탁월한 활동이다.`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유머와 창의성은 친구 사이`라고 했다.

가정에서 코메디 프로를 본 후 자녀들과 함께 `유머 만들기`를 해 보는 것은 창의성 교육의 좋은 방법이 된다.

Create yourself!

<포항제철지곡초 이용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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