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이 외상에 의한 심한 뇌손상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실시된다.

미국 에모리 대학 의과대학 응급의학전문의 데이비드 라이트(David Wright) 박사는 전국 17개 외상센터에서 1천140명의 외상성 뇌손상(TBI:traumatic brain injury) 환자를 대상으로 천연 프로게스테론을 투여하는 3상 임상시험이 3월부터 3-6년에 걸쳐 실시된다고 밝힌 것으로 영국의 BBC인터넷판 등이 20일 보도했다.

앞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는 천연 프로게스테론이 투여된 그룹이 표준치료 그룹에 비해 사망률이 50% 낮고 장기적인 뇌기능 장애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천연 프로게스테론으로만 가능하고 합성 프로게스테론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라이트 박사는 말했다.

천연 프로게스테론은 고구마에서 추출된 것을 썼다. 투여량은 임신말기 여성의 혈중 수치보다 약 3배 많았다.

여성호르몬으로 남성에게서도 소량 분비되는 프로게스테론은 뇌신경 발달을 촉진하고 손상된 뇌조직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 박사는 외상성 뇌손상은 뇌부종과 신경사멸 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잡한 상태인데 프로게스테론은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