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헤르페스 치료제인 에이사이클로비어(aciclovir)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에이즈)과의 합병증 환자에게 에이즈 바이러스의 진행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의료진들이 15일 밝혔다.

에이사이클로비어가 혈액중 에이즈 바이러스를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졌으나 이 약제가 신체에서도 HIV의 확산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이번에 발견됐다고 워싱턴 대학의 자이람 린가파를 위시한 의료진은 이날 의학전문지 랜싯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에 감염된 사람들은 대부분 타이프 2 헤르페스 바이러스인 HSV2에도 동시에 감염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견은 에이즈 환자에게 강력한 약을 처방하기 전 시간을 버는 데 에이사이클로비어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린가파는 에이사이클로비어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동남부 아프리카 14개 병원에서 HIV-1과 HSV2에 동시 감염된 3천381명의 이성애자의 자원을 받아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의 절반에게는 하루 2차례 에이사이클로비어를 처방했으며 나머지 절반에게는 가짜약을 주고 24개월간 경과를 지켜봤다.

실험의 관건은 환자들의 면역세포인 CD4의 수가 마이크로리터(㎕. 1백만분의 1리터)당 200개 이하로 떨어지는지 여부였는데 이 약을 처방한 환자들의 284명이 200개 이하로 떨어졌으나 가짜약을 받은 환자는 그 수가 324명에 달해 에이사이클로비어가 위험도를 16% 낮춰준 것으로 드러났다.

또 면역체계의 상태가 비교적 좋은 자원자 집단에서는 에이사이클로비어가 CD4 세포수를 ㎕당 350개 이하로 떨어뜨릴 위험을 19% 경감시켰다.

린가파는 “이 약제가 에이즈 치료에는 그다지 대단한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HIV 감염자가 더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하도록 돕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