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연극 `고추장 떡볶이` 대구·포항서 공연

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을 위한 화제의 가족연극 한 편이 지역 무대에 오른다.

`고추장 떡볶이`가 17~18일 대구 북구문화예술회관 공연장과 21~22일 포항시청 문화복지동 공연장에 마련된다.

이 작품은 지난 2008년 초연 이래 서울의 인기 극단 학전의 레퍼토리 작품으로 정착된 공연이다.

`지하철 1호선`과 `우리는 친구다`의 원작팀인 독일 그립스 극장의 `Spaghetti mit Ketchup`(Rainer Hachfeld 작, Birger Heymann 음악)을 김민기 대표가 우리 이야기로 번안·연출한 `고추장 떡볶이`는 한국의 아이들이 높은 교육열과 과보호 속에서만 자라고 있는 건 아닌지,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부모들에게 재미있게 건네고 있다.

아울러 TV 오락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는 음식(떡볶이)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진정한 `재미`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즐거운 작품이다.

2008 대한민국연극대상 아동청소년연극상 수상, 제17회 서울어린이연극상 우수작품상·연기상 수상, 월간 `한국연극`이 뽑은 `2008 공연베스트 7` 선정, 2009 창작팩토리 우수연극, 뮤지컬 재공연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고추장 떡볶이`는 비룡과 백호 형제가 엄마가 없는 며칠 동안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로 영화 `나 홀로 집에`의 연극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형제가 정작 엄마가 없는 며칠 사이 떡볶이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부쩍 성장하는 과정을 라이브 음악과 함께 자연스럽게 그리고 있다.

5세 이상이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으며, 특히 유치원~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생각하며 볼 수 있는 공연이다. 또한 배우들의 연주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시간을 마련해 관객들의 짧지만 즐거운 참여를 유도한다.

무대에는 우리 집 부엌이 있고, 늘 맛 보던 다양한 음식재료들이 등장한다.

어른에게 익숙한 주방과 요리를 어린이가 주인공인 무대로 옮겨오면서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연출한다. 주인공들에 의해 치약이 들어간 떡국, 딸기 잼이 들어간 떡볶이 등 희한한 요리들이 탄생한다.

기타, 피아노와 다양한 타악기의 라이브 연주로 함께 하는 `아무 짓도 하지 마` `난 할 수 있어 뭐든지` `청소는 싫어` `나는 할 수 있어` 등의 노래들은 쉬운 멜로디로 아이들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친구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과 함께 휴지, 베개 등 소품을 주고받는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면, `고추장 떡볶이`에서는 관객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준비해 객석의 참여를 유도한다.

초등학교 3학년인 비룡과 유치원생인 동생 백호 형제는 씩씩한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엄마가 챙겨준다. 비룡의 친구 나리는 그런 형제가 우습기만 하다. 갑자기 엄마가 병원에 입원하고 아이들을 봐주기로 했던 외할머니가 오지 않으면서 아이들만의 `나 홀로 집에`가 시작된다. 엄마로부터의 해방감은 잠깐이고, 배는 고프고, 엄마와 아빠가 없는 밤은 무섭다. 처음에는 식사, 등교, 집안 청소 등 모두 엉망이었지만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던 아이들은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급기야 엄마를 위한 깜짝 선물을 준비하는데….

문의 (053)665-3081~2, (054)272-303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