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휘수 교수 (동국대 경주병원 가정의학과)
"녹황색 채소, 곡류,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적은 열량으로 포만감을 주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며, 변비를 해소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새해가 되니 금연과 함께 비만탈출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비만인구의 증가는 고도로 발달된 현대사회의 부작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한 끼 때우는 식으로 식사는 간단하게 해결하고, 이동은 자동차에 의지하며,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건강에 좋은 음식과 운동할 여유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과거 성인병이라 불리었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은 이제 40대 중반에서 뿐 아니라 어린이에게서도 발병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밥을 주식을 차린 밥상을 대하는 일이 예전에 비해 줄었고, 패스트푸드와 반조리 식품에 길들여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질병의 명칭도 성인병이 아닌 나쁜 생활습관으로 발생된다 하여 생활습관병(Lifestyle disease)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나쁜 생활습관 중에서도 나쁜 식습관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섭생을 최고의 건강덕목으로 여겼습니다.

섭생은 음식이 곧 약이 되므로 내 몸에 이로운 음식을 먹음으로써 건강을 지키자는 식약동원(食藥同原)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따라서 생활이 점점 빨라지고 편리해졌지만, 음식만큼은 다소 손이 많이 가더라도 시간과 정성을 들여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정성은 건강의 기본입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식습관을 가지는 것이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일까?

대한가정의학회에서 정한 건강을 증진시키는 식습관 지침을 살펴보면 먼저 매 끼니를 챙겨 먹도록 합니다.

끼니를 거르는 것은 다음 식사 시 더 많이 먹게끔 만들며, 이로 인한 과잉된 열량은 지방축적으로 연결되는 겁니다. 특히 세 끼니 중 아침식사가 중요한데,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은 비만 발생이 적고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식사시간은 여유롭게 잡습니다.

충분히 먹었으니 그만 먹어도 된다는 뇌의 신호는 식사를 시작한지 20분쯤 지나서부터입니다. 그 이전에 식사가 끝나면 이 자동조절 신호를 받지 못해 과식하기 쉽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합니다. 물은 열량이 없어 아무리 마셔도 살이 찌지 않습니다.

식사 전 물 한 컵은 식사량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아침 공복에 시원한 냉수 1~2잔은 변비를 예방합니다.

음식은 가능한 싱겁게 조리하여 먹도록 하며 섬유질 섭취를 늘립니다. 음식이 짜면 상대적으로 열량이 높은 밥을 함께 많이 먹게 됩니다.

특히 국물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소금을 많이 먹게 하는 음식입니다.

특히 곰탕이나 설렁탕 등의 걸죽한 고기 국물은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으므로 주의합니다.

녹황색 채소, 곡류, 과일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은 적은 열량으로 포만감을 주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며, 변비를 해소하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으로 섭취토록 합니다. 스낵, 초콜렛 등의 가공식품과 후라이드 치킨, 피자 등의 패스트푸드는 지방을 제외한 다른 영양소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면서도 많은 열량을 내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탕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도 피해야 합니다. 기름은 다른 영양소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열량을 내기 때문에 기름을 이용하여 튀기거나, 볶는 등의 조리 방법은 피하고 굽거나 끓이거나 삶아 먹도록 합니다. 올바른 음주 습관 또한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정신을 잃기 전까지 먹은 술의 양이 자신의 주량이 아님을 명심하며, 우리나라 성인남자는 일주일에 두 번 이하의 횟수로, 한 번에 맥주는 500cc, 소주는 1/4병 정도가 적당하며, 여자는 남자의 절반이 적당량입니다. 몸이 알코올을 분해하는 데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므로 음주 전과 후에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식습관은 다양한 질병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과거에는 영양결핍이나 영양불량이 주로 문제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영양과다의 문제가 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서 열거한 식습관을 몸에 익혀 보다 건강한 삶을 영위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