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졸업 시즌을 앞두고 꽃값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특수를 누려야 할 꽃 가게의 한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해 졸업식에 사용되는 생화다발의 가격을 소비자들이 부담스러워하면서 현금 등으로 선물을 대채해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2일 포항지역 화훼업체들에 따르면 유가인상과 폭설, 한파 등의 이유로 겨울철 꽃 재배를 포기한 농가가 늘어나면서 출하량이 줄어 꽃 가격은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 단(보통 10송이)을 기준으로 도매가격을 살펴보면 장미는 7천500~1만5천원, 프리지아 2천500~4천원, 아이리스 4천~5천원, 백합 5천원, 아네모네 3천500원 등이다. 카네이션은 20송이에 8천원에 도매되고 있다.

이들은 졸업·입학 시즌에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품목으로 지난해보다 5~10% 정도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안개꽃 한 단의 경우에는 지난해 9천원에 도매되던 것이 올해는 1만1천원으로 약 22% 상승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꽃값은 소폭 상승했지만, 수요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포항지역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빠르면 오는 8일부터 졸업식이 열리지만 꽃다발 대신 꽃모양 비누나, 현금 등 실속선물을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졸업생을 둔 안희경(36·여·주부)씨는 “졸업식날 아이에게 생화를 선물하고 싶지만, 생화 가격이 3만원 이상 넘어가는 것이 부담이 된다”며 “생화 대신 조화를 살지, 아니면 다른 선물을 대신 해 줘야 할지 고민중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구 대흥동에서 꽃 도매 유통업을 하고 있는 이정주씨는 “해마다 꽃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특히 지난해는 경기불황과 함께 신종플루의 여파로 연말 행사는 물론 각종 모임의 취소가 잇따르면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판매량이 1/3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며 “졸업시즌을 앞두고 판매를 준비중이지만 최근에는 꽃 대신 현금 등 실속선물을 많이 하는 추세여서 새로운 판매 대책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