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고려대 등 상당수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서강대를 비롯한 서울의 일부 사립대들이 잇따라 등록금을 올리자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서강대는 올해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3.34% 인상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대학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등록금을 동결하면 재정 유지가 힘들 것으로 판단해 등록금을 소폭 인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개교 50주년 행사 등으로 재원이 많이 필요해 6% 인상이 적절하지만,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 지난 3년의 평균 소비자물가 인상률 만큼만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외대도 이날 등록금을 지난해보다 3.19%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국외대의 올해 등록금은 인문계 343만9천원, 자연계 394만5천원, 공학계 431만6천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장태상 한국외대 기획조정처장은 “올해 서울캠퍼스 지하복합시설, 용인캠퍼스 멀티플렉스 등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특수한 상황에서 시설투자 등이 지연되면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상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역시 작년보다 2.8%가량 올리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한정화 한양대 기획처장은 “학교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우수교원 채용 등에 신규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어서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작년 물가인상률 수준으로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장학금을 늘려서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해당 대학 학생들은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학가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달리 충분한 협의 없이 인상이 결정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인상이라고 반발하며 28일부터 본관 총장실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서강대 총학생회 함세형 부회장은 “등록금 문제에 대해 협의할 수 있는 자리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통보만 받았다”며 “사회 분위기와 반대로 가는 데다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자세가 없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한양대 학생 50여명은 인상 계획이 알려진 이날 오후 총장실을 항의방문하고 등록금 동결을 요구했다.  

김광수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회 의장은 “학교 측이 그동안 여러 차례 협상하면서도 정확한 견해를 내놓지 않은 채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재정 부담을 학생에게만 전가하는 등록금 인상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서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경희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등록금을 동결키로 했으며 연세대는 작년보다 2.5% 올리겠다고 27일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