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교과서에 `무`라는 동시가 있다. 이 시는 정호승 작가가 쓴 시로 아동들의 마음을 잘 보듬어주어 읊어보면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떠오르게 한다.

가을볕이 따갑다./ 모자 위에 흰 수건을 덮어 쓴 아주머니들이/ 쑥쑥 무를 뽑는다./ 그 동안 아프지 않고/ 얼마나 싱싱하게 잘 자랐는지/ 목이 말라도 얼마나 잘 참고 참다운 무가 되었는지/ 아주머니 한 분이 쓰윽 흙을 닦고/ 한 입 베어 먹고는/ 살짝 웃으신다.

작가 정호승 시인이 몇 년 전에 포항에 다녀간 적이 있었다.

종교 모임이었지만 특강을 하고 질의응답 시간에 어떻게 시인이 되었느냐는 물음에 웃으면서 이야기하였다.

“중학교 국어 선생님 덕분이지요. 방학 숙제로 낸 시를 수업 시간에 읽 어 주면서 잘 썼다고 칭찬을 하면서 격려하여주신 말씀 한마디가 오늘 의 나를 만들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가 내 인생의 행로를 결 정지어준 것이지요.”

우리 학생들은 학교나 가정생활에서 칭찬을 받을 기회가 있다.

스스로 공부를 하는 모습이나 의외의 예쁜 마음이 나타난 일기장을 대할 수도 있다. 어쩌다 보면 착한 마음이 표현이 나타난 한 줄의 글도 대할 수 있다. 바르게 인사하는 자세를 발견하거나 시키지도 않은 일을 스스로 하겠다고 나설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칭찬을 하는데 게으름(?)을 보여서는 안 된다. 칭찬을 하고 격려하는 것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소년 신문 월 문예상에 발표된 입상 작품 하나가 인생의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고, 연말 최고상을 받는 영광을 계기로 하여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전문작가의 길로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가정에서 부모님이 하는 한 마디의 칭찬은 자녀가 자라게 하는 더없는 거름이요 단비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말고 기회 있을 때마가 칭찬을 하여주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 아이는 장점이라고는 찾아보아야 찾을 것이 없다.` 라고 말을 하는 부모님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어서 생각하기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든다면 `밥을 오래 먹는다.`는 것도 칭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래 너는 밥을 천천히 먹어서 엄마를 오랫동안 쉴 수 있도록 해주니 정말 고맙구나.`

달리기를 못하는 자녀에게는 `너는 반에서 달리기를 하면 꼴찌를 하겠지. 그러나 그것도 괜찮고 좋은 일이기도 하지. 너를 보면서 다른 아이들은 기쁨을 얻을 테니 그 또한 좋은 일이 되겠지.`

물론 이것은 조금 지나치다고 말할 수 있다.

이것처럼 생각한다면 학교생활에서 자녀가 글을 쓰고 글씨를 쓰는 것을 보면서 칭찬할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일기장을 보면서 못 쓴 글씨를 골라서 나무랄 것이 아니라 어쩌다 바르고 예쁜 글자를 찾아 칭찬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야! 너는 이 글자는 정말 멋지구나. 어머니가 써도 이렇게 예쁘게 쓰지는 못할 거야. 정말 예쁜 글씨구나. 그리고 여기는 문장 부호는 참 바르게 썼구나. 엄마는 학생 때 글씨는 바르게 쓴다고 칭찬을 받았지만 문장 부호를 제대로 쓰지 못해서 무슨 뜻인지 잘 모르기도 하였거든. 문장 부호를 바르게 쓰는 것이 정말 신통하구나.`

또 있다.

학생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맞춤법 중에서 가장 오류를 범하는 것이 띄어쓰기이다. 저학년에서 칸 공책을 쓸 때는 관심을 가지고 쓰다가 줄 공책을 쓰게 되면 띄어쓰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선생님께서 체계적으로 지적하지 않으면 그것이 버릇이 되어서 자기마음대로 쓰게 된다.

주위에서도 우리 국어 표현의 오류는 있을 수 있고 그것이 별 것 아닌 것으로 생각되는 경향도 있다. 영어의 스펠링 한 자가 틀리거나 발음 하나가 잘못되면 큰일 나거나 무식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가슴이 아픈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글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오류가 있다는 것은 통탄할 일이 되어야 마땅한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고 있는 것이다.

자그마한 것이라도 잘 하는 것을 찾아서 칭찬하는데 인색함이 없도록 하면 자녀의 성장에 더 밝은 미래가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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