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소연유성여고 2
“저기, 이 근처에 사회복지관이…”. “몰라요.”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뭘 그런 곳을 찾느냐는 듯이 행인은 재빨리 지나쳐 가버렸다. 크리스마스 다음날, 흥해에서 자란 나는 무료 급식을 배달하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학산복지관을 찾아갔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계시는 아저씨들을 볼 수 있었다.

`과연 이곳에도 즐거운 성탄절이 찾아왔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면 오늘은 내가 한발 늦은 산타클로스가 되어보자고 다짐했다.

우선 아파트 주변 청소를 시작했다. 쓰레기가 좀 많을 거란 당부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나갔는데,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바람이 매서웠지만 여기 계신 분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편안히 지내실 수 있다는 기쁜 마음으로 구석구석 쫓아다녔다. 그러다 발견한 `담배밭`이랄까?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나 담배가 많이 떨어져 있는 건 처음 봤다. 마음 한켠에서 `얼마나 힘드셨으면.`이란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청소가 모두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료 급식 배달에 나섰다. 아직 문을 열기도 전부터 어르신들께서 추운 밖에 모여 계셨다. 문을 열기가 무섭게 자리를 찾아 앉으시는 모습에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께서 따끈한 도시락을 기다리고 계실 모습을 떠올리곤 얼른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챙겨 나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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