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다큐영화 촬영팀
대구중앙교회 음악교실 취재

대구중앙교회에는 최근 영하권의 강추위를 녹여주는 `따뜻한 손님`들이 찾아와 눈길을 끌고 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로 유명한 베네수엘라의 다큐멘터리 영화 촬영 팀이 대구중앙교회(담임목사 박병욱)의 `음악교실`을 방문한 것.

엘 시스테마는 1975년 설립된 `베네수엘라 국립 청년 및 유소년 오케스트라 시스템 육성재단`으로, 빈곤에 좌절한 소외 청소년들에게 음악 교육을 통해 꿈을 심어주고 나아가 빈민 복지 해결에 도움을 준 프로그램으로 이름이 높다.

1975년 음악가이자 정치가인 호네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설립한 이 시스템은 처음에는 11명의 청소년을 데리고 수도 카라카스의 한 차고에서 연습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27만5천명의 청소년이 참가하고 있고, 125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60개의 어린이 오케스트라, 수백 개의 합창단을 둔 조직으로 발전했으며, 지난 30여 년 동안 이 시스템을 거쳐간 청소년만 해도 40만명이 넘고 혜택을 받은 청소년의 90%가 빈민층이나 소외계층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 재단을 통해 세계적 지휘자로 성장한 구스타보 두다멜(29)이 엘 시스테마에서 교육받을 때 현 대구시립교향악단 곽승 지휘자의 제자로 두터운 친분을 맺고 있어 대구와 엘 시스테마는 의외의 인연이 있다.

알베르토 아벨로(Alberto Arvelo) 감독이 이끈 베네수엘라 촬영 팀은 이날 유청소년 계층을 대상으로 음악교실을 활발하게 운영함으로써 `주목받는 한국의 어린이 오케스트라 교육 현장`으로 널리 알려진 대구중앙교회의 `음악교실`을 취재하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게 된다.

지난 1999년 10명의 학생에게 주일날 음악을 가르치기 위해 문을 연 대구중앙교회의 `음악교실`은 10년 만에 400여명의 청소년이 저렴한 비용으로 클래식 악기와 국악기, 오케스트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을 거친 청소년은 2천여명에 이른다.

특히 저소득층 계층은 물론, 소수 정원의 수준별 맞춤 교육을 실시할 뿐 아니라 전문 연주가의 지도를 받고 있어 미래 음악인 발굴의 터전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매년 파트별 향상음악회 발표회 1회와 전체 합주 연주회 2회를 본교회당 아트홀에서 개최해 지역 주민의 정서 생활과 여가 활동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알베르토 감독은 “이번 영화는 전 세계 어린이 오케스트라에 관한 예술적인 다큐멘터리이며, 곽승처럼 훌륭한 지휘자나 일반 시민들이 이런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도울 수 있도록 고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대구중앙교회의 음악교실은 엘 시스테마의 정신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며 “이런 교육들이 사회에 줄 수 있는 올바른 영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알베르토 감독은 마이에미 영화제, 벤쿠버 영화제 등 라틴아메리카와 유럽에서 국제영화 시상식에서 25개 이상의 상을 받았으며 이 음악영화는 올해 연말께 LA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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