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창립 40년 만에 연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동시에 달성하는 쾌거를 올렸다.

7일 공개된 지난해 4분기의 잠정 영업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0~12월 매출액 39조원에 3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36조500억원의 매출과 10조9천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100조원에 영업이익 10조원`을 동시에 돌파했다.

지난해 11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2004년에 영업이익 11조7천600억원을 올려 `영업이익 10조원 벽`을 깼지만, 당시 연간 매출이 81조9천600억원이었다.

2008년에는 연간 매출에서 121조2천9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그해의 영업이익은 6조300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2008년 말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 비상경영체제로 지난해를 시작했다.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008년 4분기에 7천4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우리도 어찌 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짓눌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자세로 모든 임원 연봉의 20% 정도를 삭감하고, 성과급인 PS(초과이익분배금) 등을 축소하는 `짠물경영`에 돌입했다. 해외출장자들의 항공기 탑승등급 하향 조정 등을 포함한 각종 복지 혜택도 줄였다.

특히 이윤우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최고 경영진은 속도와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본사 인력을 대거 현장에 배치해 업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현장 경영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작년 하반기로 접어들며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된 경기의 영향으로 `캐시카우`인 반도체 값이 급등하고 경쟁업체의 잇따른 파산에 따른 승자독식 효과가 나타나며 삼성전자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또 예상치 않았던 TV 부문마저 3분기 들어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익을 올리는 등 각 사업 부문의 선전 속에서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작년 3분기에는 4조2천300억원이라는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창사 40주년을 기념하는 화려한 축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런 기세를 몰아 4분기에도 세간의 기대를 뛰어넘는 39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비록 3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10% 넘게 줄었지만, 이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에 들어선데다 통신, 디지털미디어(DM) 부문의 마케팅 비용 증가와 더불어 샤프와의 특허소송 관련 충당금 등에 따른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