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관행 깨고 `프리젠테이션` 시무식
“NO라고 말하기보다 NO를 많이 듣겠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이 그 동안 신년사를 통해 새해구상을 발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임직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새해 계획을 밝혔다.

정준양 회장은 4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에서 임직원, 출자사 및 외주파트너사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하고, 서울 포스코센터와 포항, 광양제철소에 사내 인트라넷으로 생방송된 시무식에서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2010년 새해 구상`으로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섰다.

정 회장은 이 날 “신년사를 대신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고자 한 것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고민해온 생각을 직접 패밀리 임직원들과 소통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고 창업기인 포스코 1.0, 성장기인 포스코 2.0을 넘어 `포스코 3.0` 시대를 새롭게 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정회장은 `포스코 3.0`이란 `창조적 혁신`으로 지금까지 당연시해오던 한계를 뛰어넘고 모방과 추격에서 탈피해 기술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제철보국이나 성공적 민영기업이란 기존 가치에 더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서 그룹 매출액 100조원 달성은 물론 100년 기업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 받는 100점 기업이 되는 발판을 마련하는 새로운 `도약`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2010년을 `포스코 3.0`을 향해 호랑이처럼 질주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업(業·사업영역)을 진화시키고, 장(場·활동무대)을 확대하며 동(動·업무추진방법)의 혁신을 이루자고 역설했다.

業의 진화는 철강본업을 바탕으로 종합 소재 기업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E&C, 자원개발, 에너지, ICT사업 등을 전략사업군으로 육성하는 한편 M&A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場의 확대는 인도네시아, 인도 등 대형 글로벌 프로젝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해외 자원개발 투자를 확대함과 동시에 이머징마켓, 해양부문에서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특히 動의 혁신이야말로 業과 場의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신뢰와 소통, 패밀리사 책임경영, 경쟁 DNA확립, 창조적 혁신 등 `動의 혁신`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포스코 3.0`이 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포스코 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핵심가치로`신뢰`를 꼽으며, 회사와 직원간의 신뢰, 패밀리사 상호간의 신뢰, 고객과 시장의 신뢰, 서플라이 체인 상의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신뢰 등`신뢰`가 전제돼야 관계역량이 강력해지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이 날 본인의 새해 약속도 공개적으로 밝혀 주목을 받았다.

정 회장은 “가급적 NO라고 말하지 않겠다. 대신에 소신껏 말하는 NO를 많이 듣겠다, 부문장·임원이 책임지고 해야 할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 사무실에는 최소한의 시간만 앉아 있겠다. 대신 현장, 해외사업장, 패밀리사들의 일터를 발로 뛰겠다, 1페이지 보고를 받겠다, 여가와 휴가를 충분히 즐기며 건강관리를 잘 하겠다. 긍정의 힘을 믿는다. 격려와 사랑의 말을 많이 하겠다”등 6개 항목을 약속했다.

이 날 시무식에는 패밀리사 임직원들의 새해 소망을 담은 영상이 방영되었고,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하석배 등이 출연해 `아침의 노래`등을 불러 시무식 분위기를 돋궜다. 한편 정 회장은 이 날 시무식에 앞서 본사 구내식당에서 배식 자원봉사를 하고 현장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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