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목원이 들어설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 서벽마을이 최근 산림청으로부터 전국 최초 `산림탄소 순환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산림탄소 순환마을 조성사업은 정부가 산촌지역에서 산림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에너지와 목재이용을 확대해 탄소저감을 실현키 위한 것으로 화석연료 난방을 청정에너지인 펠릿보일러로 대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태백산과 소백산이 만나고 남한강과 낙동강의 수계가 갈라지는 곳에 위치한 서벽마을은 산이 마을면적의 85%를 차지하는 전형적인 산촌마을로 춘양목과 송이버섯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앞으로 서벽마을은 탄소저감 실현을 위해 올해 2억4천500만원을 들여 설계를 마친 뒤 내년부터 2년간 50억원이 투입돼 목재펠릿을 사용하는 중앙집중식 난방보일러가 설치되고, 자부담 20%로 목조주택 18동이 신축되고 69동 리모델링되며, 집재기가 달린 목재운반차량 지원 등의 사업이 추진돼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마을로 탈바꿈하게 된다.

또 국립수목원예정지 정문앞에 저탄소 녹색성장 대국민 정보전달 및 홍보를 위한 산림바이오매스 전시홍보관이 건립되고 홈페이지가 구축되며 2014년까지 인근에 바이오순환림 250여㏊가 조성된다.

마을 전체159농가 중 121농가(76%)가 참여하는 서벽마을 탄소순환마을 조성사업은 85%의 높은 임야율과 과수전정목 등으로 목재 연료인 임산부산물이 풍부하고 집촌형태의 마을구조는 중앙집중식 열공급이 용이한 장점을 갖고 있으며 무엇보다 주민 자체결속력과 사업의욕이 높아 성공적인 산림탄소 순환마을 조성이 예상된다.

서벽마을의 전국 최초 산림탄소 순환마을 선정은 결코 우연이 아닌 준비된 것이었다는 평이다.

이 마을 사람들의 산림바이오매스에 대한 관심은 이미 2년전 솔빛촌권역 농촌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타지역과의 차별화된 솔빛촌권역 실현을 위해 고려대 변우혁 교수 초청 강연을 들으면서다.

나무가 신재생에너지 바이오매스로 탄생된다는 사실을 알게된 산촌마을 주민들은 더 큰 관심을 갖게 됐고 농촌마을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마을주민 24명이 유럽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면서 관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당시 김제일 춘양목송이정보화마을 위원장(현 탄소순환마을 자문위원) 등 마을사람들은 유럽 일정에 세계적인 친환경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시 방문 일정을 스스로 잡아 펠릿 중앙집중식 난방마을과 펠릿공장을 견학할 만큼 산림 바이오매스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김제일 자문위원은 사비를 들여 유럽과 일본의 탄소순환마을을 방문하는 등 에너지분야에 높은 관심과 식견을 갖고 있어 탄소순환마을 평가위원이 김 위원에게 정보와 자료를 요청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이들은 마을로 돌아와 우리나라도 조만간 실용화가 빠르고 경제성이 높은 목질계 바이오매스쪽으로 갈 것을 예측하고 장성철 추진위원장과 11명의 추진위원은 수시로 마을회의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농촌개발사업 등으로 인연을 맺은 변우혁 교수와 독일 현지의 우드펠릿 전문가인 이승재씨로부터 정보와 자문을 받으며 산림탄소 순환마을 선점을 위한 준비를 해 왔다.

이러한 준비를 조금씩 해나가던 중 2008년 여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발표되고 서벽마을이 산림청의 탄소순환마을 용역사업 표본마을로 진행되면서 봉화군과 함께 적극적인 사업유치에 나서 전국 최초 산림탄소 순환마을조성 사업대상지로 선정되는 결실을 얻게 됐다.

이들은 성공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봉화군이나 산림청 등과 협의해 독일과 일본 등 선진 탄소순환마을 견학도 계획하고 있으며 여의치 않을 경우 가까운 일본은 사비로라도 다녀올 계획으로 사업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장성철 탄소순환마을추진위원장은 “전국 최초의 시범사업인 만큼 참여주민들과 합심해 반드시 모범적인 탄소순환마을을 만들겠다”며 “현재 마을에 설치된 개별 펠릿보일러를 가동해 본 결과 아직까지 펠릿은 단가가 높아 경제성 등을 고려할때 펠릿보일러보다는 목재칩 가공설비를 갖춰 산촌의 임산부산물도 연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겸용보일러 설치가 산촌지역 실정에 맞다.”고 조언했다.

봉화/채광주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