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포포항기계중앙교회 담임목사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검붉게 떠오르는 태양은 마치 호랑이가 포효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새해가 되었다고 떠들썩하다. 새해에 어떤 지인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마음에 와 닿는 글귀가 잊어지지 않는다. 그 내용은 `잊지 않고 찾아주심 감사드리며 새해에도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 는 것 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받아보는 따뜻한 문자 메시지였다.

새해에는 감동을 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평범한 것을 싫어한다. 오늘날 세상은 너무 삭막하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을 봐도 생존경쟁 때문에 너무 살벌하다. 마치 시베리아 벌판을 보는 느낌이다. 새해에는 가슴을 적시는 따뜻한 이야기가 많았으면 좋겠다. 사실 새해가 되었다고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어제 솟아오르던 태양이 소멸되고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어제 봤던 해를 오늘도 봤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라고 환경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마음 자세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맥도널드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52세 중년의 고개를 넘어 창업을 한 그의 성공 비결은 `감동`에 있다. 맥도널드는 현재 114개국에 2만4천50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맥도널드의 경영 철학은 열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데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 “사업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박사 학위가 아니라 열정이다. 음식을 직접 만들고 배달한 사람만이 회사의 중역이 될 수 있다”고 늘 말했다고 한다. 실무능력도 중요하지만 열정이 능력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을 감동시키기 위해 빵이 가장 맛있게 익는 온도와 고기를 가장 부드럽게 익히는 법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위하여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지금도 맥도널드는 밤 11시에 문을 닫지만 점원들은 새벽 2시가 넘어야 퇴근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모든 기계를 뜯어서 소독하고 재조립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한 정열로 일을 하는 것이다.

맥도널드가 주는 감동이 몇 가지 있다. 첫째로 햄버거 하나로 세계를 정복했다는 점이다. 맥도널드는 이념과 사상을 초월해서 장사를 한다. 단순히 햄버거를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예 햄버거로 입맛을 중독 시켜 버린다. 둘째로 맥도널드 창업자가 50세가 넘어 창업을 했음에도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는 점이다. 열정과 감동의 드라마다. 셋째로 학력이나 실력이 아닌 성실과 경험을 중시하는 인사 정책이다. 이 모든 것보다 가장 감동적인 것은 바로 맥도널드의 성공이 열정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열정이란 자신 안에 있다. 우리는 자기 속에 있는 잠자는 열정을 깨워야 한다. 자신 속에 숨어 있는 잠재력을 깨워야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열정이 사라지고 있다. 열정이 열정을 낳는다. 열정은 탁월함을 낳는다. 세상은 이런 열정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서 움직여간다. 우리 사회는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사람이 필요하다. 또한 섬김과 감동을 주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세상은 아름답게 변화된다.

경인년 새해는 호랑이해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한국의 산하에서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는 해학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호랑이는 두려움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존경의 대상이었다.

“어느 따뜻한 봄날 한잠을 늘어지게 자고 난 호랑이가 배가 고파서 어슬렁어슬렁 산을 넘어 부대 밭 언덕에 웅크리고 앉아서 먹을 것을 기다리고 있노라니, 저 아래 밭두렁을 타고 호미를 쥔 아낙네가 김을 매러 올라오고 있었다.

호랑이는 배가 고프던 차에 너무도 반갑고 좋아서 웃음이 터지려고 했다. 억지로 입을 틀어막고 참아 보려 했으나 도저히 웃음을 참을 수가 없어서 허리를 꼬부리고 킬킬대면서 산을 뛰어넘어갔다. 웃음소리가 안 들릴 만한 곳에 가서 호랑이는 산이 울리도록 실컷 웃고 나서 이젠 가서 맛있게 잡아먹어야지 하고 단숨에 언덕을 넘어 부대 밭 언덕에 다시 와보니, 어느덧 저녁 햇살이 뉘엿뉘엿 먼 산을 넘는데, 젊은 아낙네는 간 곳이 없었다. 호랑이가 실컷 웃고 있는 사이에 이미 그 아낙네는 김을 다 매고 돌아갔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익살스러운 호랑이다. 새해엔 감동의 물결이 마음속으로, 가슴속으로, 머릿속으로, 그리고 온몸으로 전율 되었으면 한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