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內耳) 깊숙한 곳에서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이 뇌의 혈류도 조절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의 호르헤 세라도르(Jorge Serrador) 박사는 전정기관에서 몸이 앞뒤로 움직이거나 좌우로 기울어지는 정도를 인지하는 이석(耳石)이 혈압과 관계없이 직접 뇌의 혈류를 조절함으로써 몸의 균형을 유지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영국의 BBC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내이의 전정기관은 몸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기능만 수행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생각해 왔다.

세라도르 박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팀과 함께 건강한 사람 24명을 대상으로 앉은 자세로 의자에 몸을 묶어 여러 각도로 몸이 기울어지게 하는 등 몸의 균형을 깨뜨려 전정기관을 자극시키면서 이로인한 체내 혈류변화를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내이의 이러한 기능은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뇌가 심장 위쪽에 위치하게 돼 심장이 뇌에 혈액을 보내기가 어렵게 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세라도르 박사는 설명했다.

갑자기 몸을 일으켰을 때 현기증이 나면서 실신하는 기립성저혈압(postural hypotension)은 내이의 전정기관에 문제가 생겨 뇌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온라인 의학전문지 `바이모메드 센트럴 - 신경과학(BMC - Neuroscience)`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