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 바이러스에 의해 피부에 생기는 신경질환
약물치료·신경차단요법으로 만성통증 예방해야

대상포진은 어릴 때 수두(물마마)를 앓은 사람에게 발생하게 되는데, 몸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피부에 물집과 심한 통증이 생기는 신경질환이다.

즉, 어릴 때 걸린 수두 바이러스가 증상이 회복된 뒤에도 신체 내에 잠복하고 있다가, 몸의 저항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질 때 재생해 신경 섬유를 따라 이동하는 것이다.

이때,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 분절을 따라서 띠 모양으로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그 이름을 대상(帶:띠·狀:모양)포진이라 한다.

대상포진은 처음에 감기몸살 또는 담이 든 것처럼 불쾌감으로 시작하므로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집이 발생하기 며칠 전부터 통증과 이상한 감각이 나타나는데 오른쪽 또는 왼쪽 중 한쪽에만 발생하며 얼굴, 팔, 다리, 몸통 어느 부위에나 발생할 수 있다.

가슴부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지만, 얼굴과 목 그리고 엉덩이 쪽으로도 많이 발생한다.

때로는 몸에 불그스레한 발진이 나타나면서 통증이 시작되기도 하지만, 대개는 통증 시작 수일 내에 발진이 나타난 후 수포로 이행된다. 수포들은 대부분 일주일 이내에 딱지가 앉으면서 한 달 이내에 치유된다.

이렇게 치유된 대상포진 환자 10명 중 1~2명은 이후 신경통으로 이행되는데 특히 노인인 경우가 가장 많으며, 장기간의 항암치료 등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 당뇨병이 동반된 경우, 얼굴 부위에 발생한 경우 등에서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의 이환율이 높다.

대상포진이 치유된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 하는데, 피부 병변이 치유되고 1~3개월이 지난 후에도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칼로 베이는 듯한 통증 및 화상을 입은 듯한 얼얼한 통증과 중압감을 호소하며, 수면을 취할 때, 특히 새벽에 기온이 하강할 때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통증의 특징은 가벼운 자극, 즉 평상시에는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는 옷의 스침과 같은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시간이 지나 만성이 되면 머리의 대뇌 신경계까지 변화를 일으켜 치료가 잘 안 되는 난치성 통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상포진에 의한 피부 병변은 약물치료를 하면 대부분 2~3주 안에 치유된다. 그러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하면 치료가 잘되지 않으며 심한 통증으로 잠을 잘 수 없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급성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만성통증으로의 진행을 예방하기 위한 약물치료와 신경차단요법을 함께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통증 치료를 빨리 시작할수록 그 효과가 뛰어나다.

치료의 목표는 초기감염이 확장되지 않게 하고 감염기간을 단축시키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을 방지하는 것이다. 대상포진 초기에 피부병변에 대한 약물치료를 받는 동시에 통증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해 급성 대상포진통을 적극적으로 치료해 대상포진 후 신경 통증이 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통증의 완화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기 위해 신경차단을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즉 병변부위에 따라 성상신경절 차단술, 경막 외 차단술, 교감신경 차단술, 삼차신경 차단술, 늑간신경 차단술 등을 시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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