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은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현실사회를 풍자하는 작품을 소개하는 기획전시 `동화보다 동화 같은`전을 열고,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23일부터 내년 1월10일까지 1~5전시실.

이번 전시회는 현대 미술의 사회 비판적, 풍자적 시각이 어떻게 작품으로 표출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작가의 시각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는 특별기회가 될 듯 하다.

미술의 사회적 발언은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이며, 그간의 표현 어법은 다양하게 전개되어왔다. 작가들은 직접적인 정치적 목적을 표방한 것에서부터 다양한 은유나 풍자의 방법으로 사회적 발언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어른들의 눈으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일종의 동화처럼 만들어 보고자 기획됐다. 작품들은 동화 같은 형식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 많은 서사를 담고 있다. 전시에서 볼 수 있는 표현어법은 화려하고, 비현실적인 환상의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그것은 일종의 현실이 투영된 꿈이며, 우리의 뼈아픈 현실을 들추어낸다.

특히 출품작품들은 직설적인 어법이 아닌 은유와 풍자를 통해 그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이를 보는 관람객의 다양한 시각차를 통해 또 다른 이야기로 탄생할 수 있다. 이러한 소통 가능성을 활발히 하기 위해 다양한 관람자 참여프로그램을 계획한다.

개막일에는 작가와의 만남이 마련돼 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다. 또한 미술관 감상에 관심 있는 관람객과 초등학생 자녀를 위한 미술관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이같은 전시와 부대행사를 통해 현실과 예술이 관계 맺는 과정을 관람객들과 쉽게 이해하고 교감할 수 있을 듯 하다.

◆금혜원은 푸른 장막으로 덮인 공사현장 풍경사진을 전시하며, 작가는 파괴와 재건의 사이에 펼쳐진 개발의 상처를 장엄한 풍경에 빗대어 제시한다.

◆김영희는 `섹시한 현모양처`라는 이상을 가지고 마치 소꿉놀이하는 듯한 역할놀이를 통해 인간의 이중적인 욕망을 보여준다.

◆선무는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의 체제의 허상을 비판하고, 북한사회 체제를 풍자해 왔다. 또한 남북이 전혀 다른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각자의 허상에 억압당하고 있지는 않은가 반문한다.

◆유비호는 광고를 주제로 한 3D동영상과 모형작업을 통해 자본주의 일상에 젖은 우리의 모습을 익숙한 도시 풍경을 통해 풍자한다.

◆이강훈은 파괴된 환경을 복구하고픈 의지를 환상의 자연과 상상의 동물들이 등장하는 우화로 제시하고, 관람객에게 새로운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이도현은 현실과 꿈을 잇는 비밀의 방을 제시한다. 잠재된 욕망이나 상상해 볼 수 있는 모든 꿈들을 그곳에서 일어난다.

◆이재원은 치즈를 모티브로 동서양 두개의 껍질에 싸여 혼성된 우리들의 모습을 동·서양의 문화 아이콘을 통해 풍자한다.

◆홍원석은 푸른 야경을 배경 속에 벌어지는 사건을 제시하는데, 사건 곳곳에서 펼쳐지는 각각의 이야기는 마치 감추고 싶은 불편한 속내를 들여다보는 듯하다.

문의 (053)606-6136.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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