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최초로 신입생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 포스텍(POSTECH·포항공과대학교)의 학생 선발 키워드는 우수한 성적보다는 잠재력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포스텍에 따르면 2010학년도 입시에서 총 301명의 합격자를 최종 발표했다. 이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30명은 성적보다 잠재력에 의해 합격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입시에서 포스텍에 합격자를 배출한 고교는 지난해보다 40개교가 늘어난 181개교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우수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과학고보다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일반고도 7개교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류평가와 면접평가 등 2단계로 치러진 이번 입시에서 입학사정관들은 성장가능성(잠재력)과 자기주도적 학습태도 여부를 주목해 평가했으며 학생들의 학습 및 생활태도와 가정형편, 고교 사정을 면밀히 작성한 교사들의 추천서도 주요평가요소로 고려됐다.

합격자 중에서는 경시대회 등 입상내역은 없지만 내신성적을 상위 45%에서 4%까지 끌어올린 학생과 어려운 집안사정을 극복하고 물리학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증명한 학생 등 평범한 우등생보다 잠재력을 보고 합격된 이들도 있었다.

포스텍은 이번 입시결과를 기존의 성적 줄세우기를 탈피해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선진적인 입시제도를 확립해 입학사정관제의 모범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또 다른 사교육을 불러일으킨다는 일부의 논란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성기 포스텍 총장은 “이번 입시 결과를 통해 입학사정관제가 인재선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입학사정관제는 고등학교가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이 당락을 좌우하는 입시제도인 만큼 앞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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