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주시 현곡면 남사리 남사재 관광버스 추락현장은 처참 자체였다.

경사 40도 정도의 낭떠러지 25여m 아래로 떨어진 버스는 나무에 걸려 더 이상 추락하지 않았지만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버스가 굴러 떨어지면서 충격으로 절벽의 나무 10여 그루가 뿌리째 뽑혀 넘어져 있었는가 하면 버스 주변에는 옷가지와 손가방 등 승객들의 소지품이 여기저기 흩어져 사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가늠케 했다.

또 부상자 서너명이 버스 밖으로 튕겨져 나와 있었고, 버스 좌석이 버스 밖으로 어지럽게 내동냉이쳐져 있는 등 아비규환으로 얼룩졌다.

한 구조대원은 “버스가 절벽으로 떨어지면서 몇바퀴는 구른 것 같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차량이 찌그러질대로 찌그러져 긴급 출동한 경찰과 소방서 직원들이 탑승자 구조를 위해 버스 자체를 절단하는 등 곤욕을 치뤘으며 버스 맨 뒷자석의 부상자를 구조하는데만 30여분 정도 걸릴 정도로 수습 시간도 많이 걸렸다. 구조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크레인을 동원해 안전하게 고정시킨 뒤 구조작업을 벌였다.

현장에는 구급차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경찰이 길을 차단했으며 구급차량 10여대가 사상자를 병원으로 옮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장에는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 온 가족들이 부모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고, 사망을 확인한 유가족은 땅을 치며 오열했다.

백상승 경주시장도 현장에 도착, 구조작업을 진두지휘 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구조대는 이날 오후 5시40분께 현장에 출동해 오후 7시50분께 구조작업을 끝냈다.

구조대의 구조가 마무리된 뒤에는 버스 밖으로 튕겨져 나온 사상자 확인을 위해 경찰이 투입돼 수색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 현장 인근 마을 주민들은 “이 도로는 위험한 구간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면서 “절벽에 나무들이 없었으면 더 아래로 떨어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구조대가 사상자를 이송하는데 사용하도록 담요 등을 가져와 구조작업을 돕기도 했다.

경주/윤종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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