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서 공사… 울릉군 하자보수 요구에 발뺌
관로 깊이 1.2m 설계 불구 0.5m로 매설
수공 “설계대로 시공했다” 말만 되풀이

속보= 천혜의 맑고 깨끗한 물을 울릉주민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울릉군이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에게 감리, 설계, 감독 등 전권을 위임 시공한 상하수도공사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공은 지난 2002년 울릉군과 지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울릉도 상하수도 관련 공사를 위탁 수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6월 26일 울릉읍 사동리 옥천천을 취수원으로 일일 취수량 500t(복류수 300t, 지하수 200t) 규모의 상수도 정수장 설치공사에 들어가 2005년 11월 30일 준공했다.

군은 이어 지난 2006년 6월 정수장을 수공으로부터 인수해 상수도 통수를 시작했으나 누수가 곳곳에서 발생해 통수를 중단하고 수공에 하자 보수를 요청했다. 하지만 수공은 시설물을 이미 울릉군이 인계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발뺌(본지 5월 19일자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문제가 불거지자 최근 울릉군은 재차 하자보수를 요구, 수공은 누수탐사 지원팀을 파견했으며 3곳의 누수지점을 확인하고 1곳을 시험굴착한 결과 어이 없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관로공사 중 가장 중요한 매설 깊이가 설계 표준 단면도에는 관로 D50mm 매설의 경우 관로 상부에서 도로표면까지 깊이 1.2m 이상으로 정해졌으나 불과 0.5m 정도의 깊이에 매설됐다.

상수도 관로가 매설된 울릉읍 사동리 도로는 섬 일주도로 구간으로 대형버스와 레미콘, 15t 트럭, 건설장비, 중장비 등 하루 수백 대의 차량이 왕래하는 곳으로 깊이 0.5m로는 관로가 견딜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누수 지점 3개소 이외의 현장점검 결과, 추가 누수지점이 여러 곳 발견됐고 설계와 다른 시공도 추가 발견되는 등 사동 지역 외 나머지 시설물의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수공은 지난 5월 본지기자에게 밝힌 대로 “설계대로 시공했으며 이미 시설물을 울릉군에 인도했기 때문에 하자 보수를 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릉군 관계자는 “상하수도에 전문지식이 없어 국가에서 인정하는 수자원공사에 공사를 맡겼으나 부실공사로 드러나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울릉/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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