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날 다가오니 온 맘으로 기다리세.” “사랑의 나눔 있는 곳에 하느님께서 계시도다.”

수십개 작은 촛불의 흔들거림 속에 십자가를 바라보며 반복해서 불려지는 짧은 노래들. 그리고 노래 중간 중간의 성서말씀 묵상. 하느님 안의 내적 평화와 주변의 이웃들을 위해 드리는 자유기도들.

천주교 대구대교구 삼덕성당(주임신부 배명희)은 오는 12일 오후 8시 본당에서 `떼제기도회`를 연다.

배명희 주임신부가 이 성당으로 오면서 7개월째 매달 빠짐없이 대구대교구 내 신자들 100여명이 모여 기도모임을 갖는다.

떼제 기도모임에서는 다양한 떼제의 묵상노래들이 첼로와 기타 선율을 타고 청년들의 아름다운 기도 화음으로 빚어져 하느님 앞에 봉헌하는 것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2대리구 청년담당 문창규 신부 지도로 진행되는 이날 떼제기도모임은 짧게는 한마디, 길게는 두 마디 정도로 만들어진 노래들을 반복하면서 모임에 참석한 100여명의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그들의 마음에 스며들 수 있도록, 화해와 용서의 누룩이 될 수 있기를 노래에 담아 기도한다.

1940년 로제수사가 시작한 프랑스 떼제 공동체를 통해 전세계 곳곳에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떼제기도는 `떼제 노래`라고 불리는 묵상 노래들이 기도의 주요 테마가 된다.

떼제 기도의 영성은 단순함과 아름다움으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하느님이 보여주신 사랑의 실제를 느끼고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나와 함께 깨어 있어라 나와 함께 기도를 하라` `우리 곁에 머무소서 주 예수여` 등 신앙적 핵심 내용을 담은 짧은 가사들과 단순한 멜로디를 사용, 기도하는 이들이 단시간에 노래를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인 떼제 노래는 전세계에서 몰려오는 많은 젊은이들이 함께 노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프랑스의 작곡가 쟈끄 베르티에르가 노래들을 만들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서 겔리노 수사 등 공동체 수사들이 새로운 노래들을 작곡한 바 있는데 주 형식은 성서구절로 이루어진 후렴에 곡조를 붙여 돌림노래로 혹은 단순히 반복해서 부르는 것이다.

문창규 신부는 “떼제 노래와 침묵속의 기도는 하느님의 현존에 우리를 열고 머물 수 있는 마음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1979년 떼제 공동체가 진출한 후 본격적으로 소개됐고 현재 `떼제 노래와 함께 하는 젊은이의 기도 모임`이 매월 고정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과 함께 본당 단체 등의 피정 기도 프로그램으로 도입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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