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능시험은 전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돼 고득점자가 많아졌고 올해에 이어 내년에 수험생이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전반적으로 하향안전지원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지원대학의 점수대를 가늠하기 어려워 졌다.
특히 중상위권 학생분포가 상대적으로 높은 포항지역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서울권 대학과 국립대학을 원하는 수험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각종 입시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희현 포항여고 3학년 부장은 “전년에 비해 수능시험이 쉬워 전반적으로 점수가 올라갔고 특히 수리가 쉬워지면서 변별력이 떨어져 상위권 대학의 합격 점수대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며 “지난해 수능시험 점수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다양한 입시정보를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동구 제철고 진학지도 교사는 “수능이 아무리 쉽게 나와도 최상위권 학생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 그룹은 분명히 변별력이 있다”고 전제하고 “대학별 전형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능점수를 기준으로 가장 유리한 입학전형 조합을 찾아내는 것이 진학지도 핵심이다”고 설명했다.
전 교사는 이어 “올해는 수험생이 늘어났고 내년에는 수험생이 더 많아지기 때문에 재수를 피해 하향 안전지원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포항 영신고 황병일 진학지도 교사는 “학생들이 대부분 점수가 잘 나왔다고 기뻐하며 내심 상위권 대학을 원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고득점 학생이 늘어났고 지난해대비 평균 점수도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생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진학지도를 하는데 상당히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영래 포항고 진학지도 교사는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져 수도권 상위권 대학을 선택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하고 중위권은 수험생이 늘어나 인문계 대학 선택에 애로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구 경신고의 고3 부장교사는 “전반적으로 점수대가 상승한 가운데 기존 2, 3등급 수험생들의 점수상승이 두드러졌다”며 “이들이 대거 상위권 대학에 몰리면서 입시판도는 혼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고 진학교사는 “원점수가 좋아 기대를 많이 했다가 (난이도에 따른) 표준점수가 낮게 나와 실망하는 사례가 많다”며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격을 좁혀주는 것이 큰 고민”이라고 했다.
지역 입시전문기관들은 “수리만 많이 어려웠던 작년보다는 상대적으로 과목별 난이도가 비슷해져 준비할 시간이 많았던 졸업생들의 성적이 더 좋을 것”이라며 “상위권으로 갈수록 이런 경향이 더 커지고 상위권 재수생이 대거 하향지원을 하면서 적잖은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철화·이현주기자
